감사원 "AI 데이터 구축사업, 예산 관리 부실에 품질도 떨어져"

입력
2024.05.23 14:17
10면
'지능정보화사업' 감사 결과 발표 
축산 AI 데이터 구축 비용 횡령 등 적발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시작된 '지능정보화사업' 추진 실태를 감사하고, 예산 관리 부실과 데이터 품질 저하 등을 지적했다.

감사원은 23일 감사 결과를 내놓으며, 사업 전반에 걸쳐 횡령과 중복 지출 등 예산 부실 운영과 데이터 품질 저하 등 총체적 문제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 관계자는 "그간 막대한 예산을 들였음에도 품질이 낮고 데이터 공개도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으로 불리는 지능정보화사업에는 2025년까지 인공지능(AI) 데이터 구축사업에만 2조5,000억 원이 투입되는 등 연간 10조 원 넘는 예산이 투입된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부실한 예산 관리에 따른 민간기업의 '눈먼 돈 빼먹기' 행태를 적발했다.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을 수행한 한 민간업체가 농가를 대상으로 영상 데이터 수집 비용을 지불한 것처럼 꾸미고, 실제로는 해당 사업비를 횡령한 게 대표적이다. 빼돌린 금액만 13억9,000만 원에 달했으며, 이 돈은 업체 대표의 대출금 상환 등에 사용됐다.

감사원은 또한, AI 데이터 구축사업의 경우 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관리 부실로 2020년부터 2년간 AI 데이터 360종 가운데 총 122종(사업비 1,148억 원)이 품질 저하 때문에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부처 간 조율이 되지 않아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비슷한 내용의 교육정보화 사업을 추진해 중복 투자 우려도 있었다"며 "행정안전부와 과기부, 교육부 장관에게 중복 투자를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김형준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