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국립 의대 어디로?… 전남도, 정부 추천 대학 선정 용역 착수

입력
2024.05.23 14:22
10월까지 목포대 순천대 중 한 곳 선정
미선정 지역 보건 의료 대책도 
목포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순천시 "전남도 신뢰 못 해" 불참

전남도가 23일 전남 지역 첫 국립 의대를 어느 대학에 설립할지에 대한 연구 용역에 착수했다.

전남도는 용역 기관이 구성하는 평가심사위원회를 통해 전남 서부권 국립 목포대와 동부권 국립 순천대 중 정부 추천 대학을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도가 전남 지역 두 국립 대학 중 한 대학을 선택해 전남 의대 설립을 추진해 달라는 정부 주문에 따라 용역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남도는 이에 따라 컨설팅 업체나 법무법인(로펌) 등에 의대 신설을 위한 용역을 위탁할 계획이다. 6월까지 용역 기관을 선정하고 10월 말까지 정부 대학 추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용역 기관은 먼저 '설립방식선정위원회'를 구성한다. 설립방식선정위는 대학과 전문가, 도민의 의견수렴을 거쳐 국립 의대와 대학 병원 설립 방식을 결정한다. 미선정 지역에 대한 보건 의료 대책도 이 시기에 마련된다.

이어 '사전심사위원회'가 지역 내 의료 체계 완결성 구축, 도민의 건강권 확보, 지역의 상생 발전 도모, 공정성과 객관성, 전문성 확보 등 4가지 원칙을 기조로 평가 기준을 마련한다. 평가 기준이 마련되면 평가심사위원회가 꾸려지고, 각 대학으로부터 제안서를 접수 받아 정부 추천 대학을 선정할 방침이다.

목포시와 목포대는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 신설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송하철 목포대 총장은 "전남 국립 의대 신설 최종 확정은 교육부 심의 과정에서 결정되는 것이 명백하다"면서 "목포대는 공모가 불가피하다면 면밀하게 준비해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시종일관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남 국립의대 신설 후보 대학이 정부에 추천되더라도 내년 4~5월까지 교육부의 설립 인가 심의와 최종 입학 정원을 확정해야 하는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면서 "특정 지역의 문제제기로 더 이상 늦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반면 순천시와 순천대는 전날 공모 불참 기자회견을 여는 등 여전히 독자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순천시는 애초 3년 전 의대 용역 자료 공개를 명분으로 반대해 왔으나, 전남도가 순천시 요구를 수용하자 이번엔 "공개된 당시 용역 자료가 왜곡됐기 때문에 전남도를 믿을 수 없다"며 공모 거부 입장을 고수했다.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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