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22일(현지시간) 시장 예상치를 훌쩍 웃도는 2~4월 실적을 발표했다. 인공지능(AI) 칩에 대한 강한 수요 덕에 다음 분기(5~7월) 역시 월가 예상보다 많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엔비디아는 전망했다. 주당 1,000달러 안팎의 주식도 액면 분할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에 이날 미국 뉴욕 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5% 이상 급등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자체 회계연도 1분기(2∼4월)의 매출이 260억4,000만 달러(약 35조6,000억 원), 주당 순이익은 6.12달러(약 8,360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앞서 시장조사업체 LSEG가 종합한 시장 예상치 246억5,000만 달러를 웃돌았고, 주당 순이익 역시 예상치 5.59달러를 상회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71억9,000만 달러에서 262% 급등했다.
1분기 호실적에는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7%나 증가한 게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엔비디아의 대표 AI 칩 'H100'의 매출을 포함하는 이 부문의 2~4월 매출은 226억 달러(약 30조8,700억 원)였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H100이 들어가는) 호퍼 아키텍처(프로세서 작동방식)의 출하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메타가 H100을 2만4,000개 사용하는 최신 거대언어모델(LLM) '라마3'를 발표한 게 하이라이트였다"고 밝혔다. 메타 한 업체가 새 LLM을 개발하는 데만 이렇게 많은 엔비디아의 칩을 사들였다는 의미다.
엔비디아는 2분기(5~7월)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엔비디아는 5~7월 매출을 280억 달러(약 38조2,400억 원)로 전망, 266억1,000만 달러(약 36조3,500억 원)를 예상한 월가의 전망치를 웃돌았다.
올 하반기 역시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엔비디아는 기대했다. 지난 3월 처음 공개한 차세대 AI 칩 '블랙웰' 덕이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성명을 통해 "차세대 AI GPU가 더 많은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우리는 다음 성장의 물결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이날 자사 주식을 10대 1로 액면 분할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에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0.46% 하락 마감했으나,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5% 넘게 상승한 상태다. 한때 1,000달러를 넘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