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뉴진스가 소속사 어도어와 모회사 하이브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후 처음으로 공식 무대에 섰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무대에 오른 멤버들은 흔들림 없는 공연을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21일 뉴진스는 서울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열린 '2024 코리아 온 스테이지 - 뉴 제너레이션'에 출연해 1시간 30여 분간 이어진 공연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이 주최한 이날 행사는 기존 문화재청이 국가유산청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것을 알리는 한편 국가유산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국내·외에 홍보하는 취지에서 열렸다. 2020년 수원 화성을 시작으로 2021년 남원 광한루원, 2022년 경복궁 후원과 청와대, 2023년 영국 런던 등에서 개최된 바 있다. 이날 행사엔 뉴진스 외에 효린 송가인 장민호 등 가수들과 뮤지컬 '명성황후', '영웅' 팀이 공연했다.
발등 부상으로 컴백 활동에서 빠진 혜인을 제외한 뉴진스의 네 멤버는 이날 공연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이날 단독 MC로 공연 진행을 맡았던 멤버 다니엘은 다시 한번 무대에 올랐다. 근정전에서 녹화한 '쿨 위드 유(Cool With You)' 공연 영상을 배경으로 등장한 뉴진스는 서로 다른 색의 한복을 입고 '디토', 'ETA', '슈퍼 샤이'등 3곡을 노래했다.
멤버들은 소속사 대표와 모회사 간의 갈등 속에서도 밝은 모습으로 공연에 임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 간의 갈등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해린은 "지금까지 많은 곳에서 무대를 선보였지만 국가유산 경복궁에서 저희 무대를 선보일 수 있어 뜻깊고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객석을 가든 채운 2,500여 관객도 고풍스런 고궁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뉴진스의 화려한 무대에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뉴진스는 정식 복귀에 앞서 팬들과 소통하면서도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다. 멤버 민지는 18일 팬 소통 플랫폼 포닝을 통해 “버니즈(뉴진스 팬덤명)가 생각하고 걱정해주는 것보다 뉴진스는 단단하다”라고 했다. 뉴진스를 상징하는 캐릭터인 토끼에 빗대 “우리는 깡과 총이 있는 토끼들이다. 깡총깡총”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니엘도 포닝을 통해 "지금은 힘들겠지만 결국엔 지나갈 것"이라며 "그냥 이겨내면 되는 문제인 것 같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추첨을 통해 선정돼 이날 공연을 지켜본 관객 가운데는 외국인도 적지 않았다. 연세대 한국어학당에 다니고 있다는 스페인 출신 알무 발레벨데 씨는 "출연진 중 뉴진스의 공연이 가장 보고 싶었다"며 "경복궁을 배경으로 한복을 입고 노래하며 전통과 현대를 함께 보여주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하이브와 어도어 간의 갈등에 대해선 "분쟁이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런 문제가 있다고 해서 K팝을 듣는 것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며 "계속 뉴진스의 팬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뉴진스는 지난달 27일 뮤직비디오 '버블 검'(Bubble Gum)을 공개한 데 이어 오는 24일 '하우 스위트'가 타이틀곡인 더블 싱글을 발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