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할 때 흉통과 호흡곤란 나타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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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1 19:46
협심증,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호전돼

C(69·남성)씨는 운동할 때마다 가슴에 심한 압박감을 느꼈다. 쉬면 금방 나아져 가볍게 생각했지만 움직이면 다시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심장 근육에 혈류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는 ‘협심증(狹心症·angina pectoris)'이었다. C씨는 3개의 관상동맥이 모두 좁아져 심장에 새 혈류 공급 경로를 만드는 ‘관상동맥우회술(coronary artery bypass graft·CABG)’을 받았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심장근육에 혈류를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좁아져 심장근육으로 혈액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을 때 우회로(bypass)를 만들어 혈류를 개선하는 수술이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시술인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Percutaneous Coronary Intervention·PCI)’과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는 치료법이다.

3개의 관상동맥에 협착이 심각하거나, 좌주간부 관상동맥 협착이 생겼거나, 당뇨병이 있거나, 좌심실 기능이 떨어졌다면 관상동맥우회술을 우선 고려한다.

관상동맥우회술이 필요한 주요 관상동맥 질환 중 하나는 가슴 압박감이나 답답함을 특징으로 하는 협심증이다.

협심증이 심각해지면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할 수 있다. 관상동맥 질환으로 인해 심장 기능이 떨어졌으면 호흡곤란도 생길 수 있다. 이런 증상은 신체 활동이나 스트레스 때 발생하고 휴식을 취하면 호전되는 특징이 있다.

관상동맥 질환의 주원인은 관상동맥에 콜레스테롤 덩어리들이 쌓이는 ‘죽상(粥狀)동맥경화증’으로 인한 관상동맥 협착이다.

고콜레스테롤혈증·고혈압·흡연·당뇨병·비만 등 성인병의 일종으로, 가족 중 조기에 관상동맥 질환을 앓았던 사람이 있으면 유전적 소인으로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관상동맥 질환을 진단하려면 혈액검사로 혈당 수치와 콜레스테롤 등 위험 요소를 평가한다. 심전도 검사로 비정상적인 심장 리듬 패턴이 있거나 근육 손상이 있는지 확인한다. 또한 운동하거나 심장에 부하를 주는 약물을 이용해 운동을 하면서 심장 활동을 모니터링하기도 한다.

관상동맥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관상동맥의 죽상동맥경화증 여부를 확인하거나 관상동맥조영술로 혈관 내에 조영제를 주입해 협착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하려면 우회로로 사용할 혈관을 우선 채취한 뒤 관상동맥의 막힌 부위 아래에 연결해 막힌 부분을 우회하도록 하여 심장 근육으로 혈액이 흐를 수 있는 새로운 경로를 만들어 준다.

환자 심장 크기·기능 등을 고려해 심폐기를 이용해 심장을 일시적으로 뛰지 않게 하고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하거나, 심장박동 상태를 유지하면서 무심폐기 관상동맥우회술을 할 수 있다.

우회로로 사용할 혈관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순으로 가슴 안 내흉 동맥, 다리 대퇴정맥, 좌측 팔 요골 동맥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박유경 순천향대 부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관상동맥우회술 시행 후에는 1~2일간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은 뒤 일반 병실에서 1주일~10일간 치료를 받게 되고, 퇴원 1개월 정도 지나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으면 손상된 심장 기능도 정상화될 수 있다”고 했다.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환자는 우회로가 다시 좁아지거나 막힐 수 있으므로, 재발 위험을 낮추려면 동맥경화증을 일으킬 수 있는 기저 질환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재발하면 약물 치료(아스피린 등 항혈소판 제제), 스텐트를 삽입하는 등 PCI 시술로 치료할 수 있으며 드물게 재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박유경 교수는 “수술 후에도 기저 질환으로 인해 동맥경화가 재발할 수 있어 건강한 생활 습관 유지가 중요하다”며 “관상동맥 질환자와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환자는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 비만 예방과 체중 관리, 금연을 통해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심장 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의사가 처방한 약물을 꾸준히 정확히 복용하고, 정기검진으로 심장 질환의 진행 상태를 모니터링해 재발 위험을 낮춰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