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이 유럽의 디지털 배터리 여권 제도에 대응하기 위해 신생기업(스타트업)과 손을 잡았다.
탄소배출 관련 신생기업(스타트업)인 글래스돔코리아는 21일 유럽연합(EU)의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SDI, SK아이이테크놀로지, 에코프로, 롯데인프라셀, SK C&C, 호주배터리연구센터 등 13개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글로벌배터리연합(GBA)의 승인을 받아 컨소시엄의 디지털 배터리 여권 프로젝트를 주관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배터리 여권이란 배터리 제조 과정에 참여한 모든 기업들의 탄소 배출량을 사람이 들고 다니는 여권처럼 만들어 제품과 함께 항상 제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GBA는 2017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배터리 제조사, 원자재 기업, 에너지 기업 및 정부기관 등이 모여 설립한 단체로, 2050년까지 배터리 생태계 전반에 걸쳐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디지털 배터리 여권 개념을 제시했다. EU는 2027년부터 역내 유통되는 2kWh 이상의 전기차 및 산업용 배터리에 디지털 배터리 여권을 적용해 탄소배출량이 일정 기준을 넘어서면 제품 판매를 규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배터리 제조사는 원재료와 부품 등 협력사들의 탄소 배출량, 원산지 이력, 재활용 원료 비율 등의 주요 데이터를 취합해 관리해야 한다.
미국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의 김대웅 대표가 2019년 미국에서 창업한 글래스돔은 탄소 배출 데이터를 추적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로이드인증원(LRQA)으로부터 탄소발자국 관련 국제표준인 ISO 14067을 획득했다. 따라서 이를 활용하면 탄소배출량을 측정해 관리하기 위한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를 높게 평가한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SK㈜, 두나무앤파트너스, 롯데벤처스 등은 이 업체에 200억 원을 투자했다.
글래스돔은 이 솔루션을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기업들에게 제공해 디지털 배터리 여권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함진기 글래스돔코리아 대표는 "전세계에서 제품의 탄소발자국, 재활용 비율 등을 포함한 환경영향 정보에 대한 법적 조치가 강화되고 있다"며 "탄소규제 대응 솔루션을 기업들에게 제공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