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으로의 수출액이 사상 최대폭으로 감소하면서 대중(對中) 무역수지가 30여 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수출 기업 수는 역대 최저, 수입 기업 수는 최대 수준인 반면 대미(對美) 무역에선 정반대 양상이 나타났다.
통계청과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2023년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에 따르면, 중국 수출액은 1,245억 달러로 전년 대비 19.9% 감소했다.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내림폭이다. 지난해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제한 대중 무역수지는 175억 달러 '마이너스(-)'였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적자는 처음이다. 중국 수출 기업 수는 2만8,181개로 1년 전에 비해 0.7% 줄었지만, 수입 기업 수는 16만1,399개로 7.7% 늘었다. 각기 집계를 시작한 2010년 이후 최저, 최대치다.
반면 미국 수출 기업 수는 2만4,200개로 1.6% 늘고, 수입 기업 수는 3만7,737개로 1.9% 줄었다. 중국과 반대로 미국 수출 기업 수는 집계 이래 최대, 수입 기업 수는 최저로 조사됐다. 미국 수출액은 1,153억 달러로 전년 대비 5.5% 증가하며 7년째 오름세를 보였다. 대미 무역수지 또한 469억 '플러스(+)'로 4년째 흑자폭을 키워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등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최근 중국에서 수입하는 180억 달러 상당 전략품목 관세 인상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체를 보면 수출(9만7,231개), 수입(21만7,615개) 기업 수는 전년 대비 각각 2.3%, 5.1% 증가했지만 수출(6,308억 달러), 수입(6,358억 달러) 금액은 7.5%, 12.2% 감소했다. 수출액은 대기업(9.4%), 중견기업(4.9%), 중소기업(3.1%)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산업별로는 광제조업(8.7%), 도소매업(1.8%)에서 크게 줄었다.
상위 10대 기업 수출액은 2,077억 달러로 전년 대비 14.6% 줄었는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32.9%로 2.7%포인트 하락하며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집계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대기업이 주를 이루는 반도체 산업이 부진했던 점, 유가 하락으로 석유정제품 가격이 떨어진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