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속화철도와 국도 등 교통망 개선이 추진되는 강원 양구군이 지역발전을 위한 기회를 맞고 있다. 휴전선과 인접한 최북단이란 지리적 한계에서 벗어나 수도권은 물론 동해안과 경북으로 뻗어나갈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양구군이 주목하는 사업은 동서고속화철도(93.7㎞)다. 서울 용산에서 춘천을 지나 화천, 양구, 인제, 백담을 거쳐 속초로 이어지는 노선이다. 올해 하반기 첫 삽을 뜨는 동서고속화철도 공사가 마무리되면 서울에서 양구를 잇는 시간이 1시간 이내로 줄어든다. 양구군 입장에선 교통혁명이 이뤄지는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양구군은 춘천과 양구를 연결하는 국도 46호선 4차선 확장 사업을 정부의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2026~2030)에 반영해 달라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 양구와 경북 영천을 잇는 남북 9축 고속도로 역시 5개년 계획 반영을 위해 전방위로 뛰고 있다.
양구군은 교통망 개선에 발맞춰 역세권과 관광개발사업에 나섰다. 보다 많은 주민들이 교통망 개선을 위한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들이다.
역세권 개발의 경우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주요 관광지와 문화시설, 전통시장을 두루 연결하는 버스 환승체계를 설계 중이다. 특히 지난해 7월 양구군 스포츠 행정복합타운이 국토교통부 주관 ‘지역개발사업 투자선도지구’에 선정돼 역세권 개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 사업은 19만 3,958㎡(약 5만 8,670평) 부지에 국비 등 754억 원을 들여 양구역과 스포츠행정타운, 빌드업 센터 등을 조성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생활체육시설인 스포츠 빌드업 센터와 공유숙박과 로컬 카페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양구군은 스포츠와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행정시설 일부도 이곳으로 이전할 방침이다. “도로구축과 주차공간 확보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는 게 양구군의 얘기다.
양구군은 동서고속화철도 개통에 발맞춰 차별화된 관광개발 사업도 진행 중이다. 파로호 상류에 자리한 한반도섬과 꽃섬, 동수리 일원을 관광코스로 개발할 계획이다.
한반도섬에는 100억 원을 들여 야간경관조망을 설치하고 체류형 관광지로 리모델링한다. 인문학박물관이 위치한 양구읍 동수리 일원에는 체험활동과 숙박시설, 커뮤니티 공간 등으로 이뤄진 한옥마을을 조성, 양구에 정착을 희망하는 도시민에게 일정기간 생활공간을 제공한다. 양구군은 “생활인구를 늘리기 위한 체류형 관광객 유치에도 힘을 쏟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용호동 산림공원 조성사업’을 통해 아름다운 숲과 파로호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숲속 전망대와 산책 공간 등을 조성해 산림치유와 휴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관광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계절마다 특색 있는 꽃들로 만발해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파로호 꽃섬과 동수리 마을을 연결하는 현수교(510m) 또한 주목해볼 만한 사업이다. 지역사회에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전망타워와 포토존 등 파로호 꽃섬 하늘다리가 명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구군 관계자는 “지역 균형발전 기회인 고속철도 개통 시기에 맞춰 보다 많은 관광객들이 머무르며 힐링하는 체류형 도시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서흥원 양구군수는 “타 지역과 차별화 한 관광지 개발로 접경지역이라는 지리적 한계로 각종 규제와 소외감을 던져 버릴 것”이라며 “나아가 주민들의 정주여건 개선을 통해 삶의 질을 한 단계 올려 지역소멸 위기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