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콘서트 마치고 음주운전 시인… 경찰 “구속영장 신청 검토”

입력
2024.05.19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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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김호중·소속사, 조직적 증거 은폐"
차로 2분 거리 대리운전, 음주 의혹 확대
18·19일 콘서트 강행, 추후 공연 불투명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이 사고 열흘 만에 결국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그동안 일관되게 음주 의혹을 부인해 왔으나, 경찰이 음주 여부 입증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구속영장 신청까지 검토하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김호중은 19일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낸 사과문에서 “저는 음주운전을 했다”며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소속사 역시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진실되게 행동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강남경찰서는 김호중이 사고 직후 현장에서 도주하고 김호중과 소속사가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점을 고려해 김호중 등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호중 측도 경찰에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히고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호중은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반대 차선의 택시를 치고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로 수사를 받고 있다. 당시 김호중은 청담동 유흥주점을 방문한 뒤 대리기사를 불러 집으로 이동했으나 50분 뒤 직접 차량을 끌고 나와 다른 술집으로 이동하던 중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중의 음주 정황도 추가로 확인되고 있다. 그는 사고 당일 오후 6시쯤 강남구 신사동의 음식점에서 유명 연예인 등이 동석한 가운데 소주 7병, 맥주 3병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차량을 타고 청담동 유흥업소에 도착했고, 귀가할 때도 대리운전을 이용했다. 자택은 유흥주점에서 불과 400여m 떨어진 곳으로, 지도 앱 기준으로 걸어서 9분, 차로 3분 만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라 음주 의혹은 더 커졌다.

앞서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비롯해 김호중의 음주 정황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술자리 동석자와 주점 직원 등으로부터 ‘김호중이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본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도 나왔다고 한다. 강남경찰서는 지난 16, 18일 김호중의 주거지와 이광득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 자택 및 사무실, 청담동 유흥주점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17일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소변 감정 결과를 받았다.

경찰은 이 대표 등 소속사 관계자 3명을 범인도피교사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매니저 A씨는 사고 발생 두 시간 뒤 경찰서를 찾아가 자신이 운전했다며 허위로 자수했고, 김호중은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다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서에 나타났다. 다른 매니저 B씨는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빼내 제거했고, 이 대표는 A씨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중은 18일 예정대로 경남 창원시에서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콘서트를 강행했다. 그는 무대에서 “모든 상처와 죄는 제가 받겠다”며 사고 후 첫 심경을 밝혔다. 19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콘서트를 했다.

다만 향후 공식 일정에는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이달 23, 24일 서울 송파구 KSPO돔(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콘서트를 앞두고 주최사인 KBS는 주관사에 김호중 교체를 요구한 상태고, 내달 1, 2일 경북 김천시에서 열리는 콘서트와 이후 서울 단독 콘서트의 공동주최사인 SBS미디어넷은 공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유진 기자
고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