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가 올 시즌 막을 내린 가운데 코리안리거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막판 대반전을 이룬 이재성(마인츠)과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은 활짝 웃은 반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씁쓸한 엔딩을 맞았다. 아울러 사비 알론소 감독의 레버쿠젠은 분데스리가 최초로 '무패 우승'의 대업을 달성했다.
'1골 1도움'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리그 2위 '우뚝'
정우영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열린 묀헨글라트바흐와의 2023~23시즌 34라운드 홈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12분 교체 출전한 정우영은 그라운드를 누빈 지 18분 만에 골망을 갈랐다. 팀이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쐐기골을 넣은 것. 후반 38분에는 실라스의 골을 돕기도 했다.
슈투트가르트는 이날 승리로 승점 73(23승 4무 7패)을 쌓아 뮌헨(승점 72·23승 3무 8패)을 근소한 차이로 물리치고 리그 2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승점 33(7승 12무 13패)으로 리그 16위에 그쳐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렀던 점을 감안하면 올 시즌 성적은 엄청난 성과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도 확정했을 뿐만 아니라 레버쿠젠이 26일 독일축구협회(DFB)-포칼(독일 FA컵) 결승에서 우승할 경우, 리그 2위 팀 자격으로 DFB-슈퍼컵 결승에 진출하게 된다.
훨훨 난 이재성 덕에 강등권 탈출한 마인츠
이재성의 마인츠도 이날 리그 최종전에서 볼프스부르크에 3-1로 이겼다. 이재성은 직전 경기에서 멀티골을 폭발하며 팀의 3-0 승리를 이끈 데 이어 이날도 선발로 출전해 71분을 소화, 팀의 승리에 기여했다.
리그 막판 4골 3도움(총 6골 3도움)을 올린 이재성의 활약을 바탕으로 마인츠는 13위로 마무리했다. 이번 시즌 내내 강등권을 전전하던 마인츠는 3월 초 뮌헨에 1-8로 대패하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가, 막판 9경기에서 5승 4무로 달라지더니, 마지막 2개 경기에서 잇따라 승기를 잡으며 기적처럼 강등권을 탈출했다.
김민재의 뮌헨, 굴욕적 3위... 선수 간 불화까지
정우영, 이재성과 달리 김민재는 올 시즌 큰 아쉬움을 남겼다. 뮌헨은 이날 리그 최종전에서 호펜하임에 2-4로 패했다. 12년 만에 리그 우승을 레버쿠젠에 넘겨준 데 이어 슈투트가르트에 밀리며 충격적인 3위에 그쳤다. 11년간 리그 우승을 놓치지 않았던 뮌헨에겐 굴욕적인 순위다.
이날 패배는 해리 케인, 르로이 사네, 김민재 등이 부상으로 대거 결장한 영향이 컸다. 선수들 간 불화도 패배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수비수 마테이스 더 리흐트는 경기 직후 "나는 팀을 돕기 위해 노력했으나 동료들에게선 원하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고 비난했고, 베테랑 공격수 토마스 뮐러도 "정신분열적인 느낌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창단 120년 만에 리그 우승을 확정한 레버쿠젠은 이날 아우크스부르크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두면서 분데스리가 사상 최초로 '무패 우승(28승 6무)' 신화를 이뤘다. 레버쿠젠은 오는 23일 아탈란타(이탈리아)와 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 26일 카이저슬라우테른과 DFB-포칼 결승을 잇달아 치뤄 모두 승리하면 '무패 트레블(3관왕)'을 달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