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빚 잔뜩 받은 소년가장 심정, 비효율 예산 구조 조정… R&D 예타 폐지"

입력
2024.05.1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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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가재정전략회의 모두발언
"건전재정, 지출 효율성 높이자는 것"
 "출산율 제고 위해 재정사업 전면 재검토"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성장의 토대인 R&D(연구개발)를 키우게 위해 예타(예비타당성조사)를 폐지하고 투자 규모도 대폭 확충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 국가재정전략회의 모두발언에서 "경제가 빠르게 성장해야만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늘어나고 국민이 체감하는 자유와 복지의 수준도 획기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예타 면제 대상에 첨단분야 R&D를 추가하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건전재정' 기조 유지 필요성은 거듭 강조했다. "정부가 할 일이 태산이지만 재원은 한정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저도 정부 재정을 살펴볼 때면 빚만 잔뜩 물려받은 소년가장과 같이 답답한 심정이 들 때가 있다"고 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제가 강조하는 건전재정이 무조건 지출을 줄이자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비효율적인 부분은 과감하게 줄이고, 필요한 곳에는 제대로 써서 재정 지출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성과가 낮거나 비효율적인 예산을 과감하게 구조 조정해 달라"고 당부했다.

향후 재정 운영 방향성과 관련해선 '민생'과 '지속가능한 미래 대비'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저출생 극복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출생 정책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2006년 이후 370조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출산율은 오히려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실질적 출산율 제고를 위해 재정사업의 구조를 전면 재검토해서 전달 체계와 집행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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