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장 "의대 증원 집행정지 기각, 의료시스템 사망 선고"

입력
2024.05.17 10:07
"재판부가 공공복리에 반하는 판결"
"전공의·의대생 복귀 의사 전혀 없어"
"대법원까지 간다…바른 판단 해달라"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서울고법의 의대 증원 처분 집행정지 신청 기각 판결과 관련해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을 철저히 망가뜨리는 마지막 사망 선고"라고 비난했다.

17일 임 회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재판부가 완전히 공공복리에 반하는 판결을 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이제 전공의들은 돌아갈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한다. '일반의 개업할지언정 필수의료과 위주로 (가서) 이런 모욕을 당하면서 이제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의대생들도 유급을 불사하고서라도 복귀 의사는 없다고 전했다. 임 회장은 "그렇게 되면 예과 1학년부터 레지던트 4년까지 10년간의 의료공백이 생기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판결 이후 의대 교수들도 의협과 "완벽하게 같이 가기로 했다"면서 "(교수들이) 이젠 우리가 정말로 나서야겠다. 분명하게 학생들과 전공의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없다는 액션을 보여줘야겠다"는 입장이라 전했다. 동네 병원 의사와 2차 병원 봉직의들도 판결에 격앙해 "전공의들만 저렇게 두지 말고 교수님들과 힘을 합쳐 움직이자는 얘기가 의협에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임 회장은 "의대 2,000명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는 우리 의료시스템을 철저하게 망가뜨릴 위력을 갖고 있다"며 "(의료계는) 의료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의사들이 테이블에서 논의해서 필수의료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정부에서) 지금까지도 답이 없다"고 했다.

'협상 테이블에 나가 풀어볼 순 없었냐'는 질문에는 "답이 없다. 무조건 2,000명을 언제까지 늘리겠다고, 마치 군사작전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의사 연봉을 거론하며 '밥그릇 싸움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보건복지부의 "괴벨스식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전공의들은 일주일에 대략 100시간 넘게 일하며 최저시급에 못 미치는 급여를 받고, 펠로는 심지어 예전에 무급 펠로도 있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는 없다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이번이 정말 우리나라 의료를 살릴 마지막 기회"라며 "대법원까지 법적 대응을 해야 할 것 같고, 이 사태에 대해 긴급하게 교수님들과 회의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사태의 중대함을 대법원에서 분명히 알고 있다면 (대학별 입시 정원이 결정되는 다음 달) 그 전에 바른 판단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의협은 이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등 의료계 단체들과 법원 판결에 따른 정부의 의대 증원 확정 반발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장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