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최근 중국 방문을 "청탁과 구걸외교"라고 맹비난했다.
북한 외무성에서 중국을 담당하는 박명호 부상은 16일 조선중앙통신에서 "우리 국가의 존위와 위상에 먹칠을 해보려고 불손하게 놀아댄 데 대해 그저 스쳐 지날 수 없다"며 이 같은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박 부상은 "미국 주도의 반중국 군사동맹권에 솔선 두발을 잠그고 나선 하수인의 신분으로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에 찾아가 '건설적인 역할'에 대해 운운한 것은 대한민국의 후안무치함과 철면피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어 조 장관이 중국에 협력의사를 내비친 것을 두고 "미국이라는 전쟁마부가 미친 듯이 몰아대는 '신냉전' 마차에 사지가 꽁꽁 묶여 있는 처지에 과연 수족을 스스로 풀고 뛰어내릴 용기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조선반도 정세 불안정의 악성근원과 주된 병집인 미국과 그에 추종하는 한국이 있는 한 지역의 정세는 언제 가도 안정을 회복할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고도 비판했다.
북한의 이번 담화는 한중관계 개선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박 부상은 "한국 외교관들이 20세기 케케묵은 정객들의 외교방식인 청탁과 구걸외교로 아무리 그 누구에게 건설적 역할을 주문한다고 해도 우리는 자기의 생명과도 같은 주권적 권리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지난 13~14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했다. 한국 외교장관으로는 6년 반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