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환자는 매년 5,000명 안팎이 발생하며, 이로 인한 사회 경제적 손실 비용이 1조8,000억 원에 달한다(식품의약품안전처). 기온이 1도 올라갈 때 식중독 환자는 6.2%씩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여름도 폭염이 예고된 만큼 식중독 사고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식중독은 보통 여름철에 많이 발생하지만 통계를 살펴보면 4월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6월에 정점을 찍은 뒤 9월까지 기승을 부린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름에는 많은 사람이 식중독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지만 봄철에는 음식 관리에 방심하기 쉽다”며 “특히 요즘 같은 나들이 계절에도 밖에서는 음식을 냉장 보관하며, 상온에 2시간 이상 두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식중독은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이나 유독 물질이 든 식품을 먹어 발생하게 된다. 소장ㆍ대장에 염증이 생기는 ‘장염’이 음식물을 먹어 발생했으면 장염이라는 명칭과 식중독을 혼용하기도 한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으로는 ①살모넬라균 ②포도상구균 ③비브리오균 ④콜레라균 ⑤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균 ⑥웰치균(clostridium perfringens) ⑦장출혈성 대장균 등이 꼽힌다.
살모넬라균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가장 많은 원인균이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생달걀, 덜 익힌 달걀, 우유, 오염된 육류 섭취가 주원인이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동물 및 동물 주변 환경과 접촉하면 감염될 수 있다. 드물지만 살모넬라균 감염증 환자 분변이나 입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달걀을 조리해도 오염 물질이 묻은 달걀 껍데기를 깨는 조리 과정에서 흰자ㆍ노른자 등이 오염됐을 수 있다. 달걀을 만진 후 손을 씻지 않고 다른 음식을 만지면 교차 오염 가능성도 있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되면 6∼72시간 잠복기 후 설사와 함께 경련성 복통ㆍ두통ㆍ발열ㆍ메스꺼움ㆍ구토ㆍ오심(구역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탈수로 이어진다.
식중독 증상은 구토ㆍ설사ㆍ복통 등이 대표적이다. 독소나 세균이 음식물과 함께 체내로 들어오면 우리 몸에선 이를 빨리 제거하기 위해 구토·설사·복통 등이 발생한다. 독소가 소화관 위쪽에 있으면 구토, 아래쪽에 있으면 설사를 통해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한다.
또한 세균이나 독소가 온몸에 영향을 미쳐 전신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독소형 식중독은 독소가 소화관에서 흡수되지 않아 구토 같은 소화기 증상만 일으킬 때가 많지만, 세균이 장벽에 붙거나 뚫고 들어가면 소화기 증상과 함께 온몸에 열이 발생하기도 한다. 일부 세균은 독소를 만들어내 신경 마비ㆍ근육 경련ㆍ의식 장애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대개 하루 이틀이 지나면 좋아지지만 2일 이상 계속돼 하루에 6~8회의 묽은 변을 보거나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2일 이상 배가 아프고 뒤틀리거나, 하루 이상 소변이 나오지 않거나, 열이 동반된 설사로 체온이 38도 이상이면 병원에 가야 한다.
식중독 환자는 장 점막이 손상되고 소화 흡수 기능이 줄어든 상태이기에 곧바로 음식을 먹으면 소화 흡수를 하지 못해 설사가 악화할 수 있다. 따라서 1차적 치료로 구토·설사로 손실된 수분을 보충하고 전해질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수액 공급’이 필요하다. 끓인 물에 설탕이나 소금을 타서 마시거나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설사가 줄어들면 미음·쌀죽 등 기름기 없는 음식부터 먹어야 한다. 설사가 심해도 장에서 수분을 흡수할 수 있으므로 탈수 예방을 위해 물을 많이 마시면 좋다.
식중독으로 인해 설사를 한다고 무조건 굶는 건 좋지 않다. 박민선 교수는 “위장에 있는 장 상피세포는 음식 공급을 2, 3일만 하지 않아도 흡수 능력이 떨어지고, 영양 공급이 적절하지 않으면 설사가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