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은 전 국민의 90% 이상이 겪는데 치료를 받는 환자도 100만 명을 넘어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두통으로 치료받은 환자가 2020년 87만6,084명에서 2022년 112만4,089명명으로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병원을 찾지 않은 ‘숨은 두통 환자’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두통이 일상적으로 나타나다 보니 대다수는 참거나 진통제 복용으로 넘긴다. 하지만 두통 원인은 스트레스·긴장·피로·호르몬 변화 같은 작은 것부터 뇌종양·뇌출혈·뇌혈관 이상 등 중증 질환까지 다양하다. 이 때문에 증상을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전문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이 우선돼야 한다.
두통은 원인 유무에 따라 1차성과 2차성으로 나뉜다. 구체적인 원인을 찾을 수 없다면 1차성으로 분류되며 긴장성 두통과 편두통, 군발성 두통이 대표적이다.
반면 특정 기저 질환에 의한 증상으로 즉각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두통은 2차성이다.
유달라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두통 정도가 경미하고 가끔 발생한다면 진통제 복용이 일반적으로 안전하나 두통이 장기간 자주 발생하고 진통제 효과가 없다면 전문 의료진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고 두통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 검사는 두통 원인 중에서도 뇌종양·뇌출혈·뇌혈관 이상 같은 심각한 기저 질환을 배제하는 데 필요하며, 정밀한 영상 검사 결과가 정상이라도 두통이 지속된다면 1차성 두통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수초~수분 내 최대 강도에 도달하는 갑자기 심한 두통인 ‘벼락 두통’은 지주막하(蜘蛛膜下) 출혈·수막염·혈관수축증후군·경동맥 박리 등의 징후일 수 있다. 또한, 일측마비, 감각 이상, 인지장애, 시력 변화 등이 동반된다면 뇌졸중·일과성 허혈 발작 등 신경학적 응급 상황일 수 있다.
유달라 교수는 “갑자기 심한 두통이 마비·감각 이상·언어장애·시력 변화 등 신경학적 증상과 함께 나타난다면 생명을 위협하거나 영구적인 후유장애를 남길 수 있기에 빨리 조치해야 한다”며 “이 밖에 단순 두통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경미한 메스꺼움·구토 등 소화기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통증 부위·양상·빈도 등을 세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두통에는 흔한 편두통·긴장성 두통을 비롯해 군발성 두통·측두 동맥염·부비동염에 의한 두통·삼차(三叉) 신경통 등 다양하다. 이를 구분하고 감별하는 데는 일차적으로 통증 부위가 큰 도움이 된다. 편두통은 머리 한쪽에서, 긴장성 두통은 머리 양쪽에서, 군발성 두통은 눈 주위나 머리 한쪽에서 통증이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유달라 교수는 “측두 동맥염과 부비동염의 의한 두통은 각각 해당하는 두피나 얼굴 부위를 누를 때 발생하는 압통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며, 질환에 따라 시력 저하나 전신 증상, 얼굴 압박감, 콧물, 코막힘 등이 동반되는 특성이 있다”며 “삼차 신경통은 얼굴을 칼로 도려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양치질을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악화되는 특성이 있다”고 했다.
두통은 통증 부위 외에도 지속 기간, 통증 양상, 동반되는 증상 등을 포괄적으로 살펴봐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영상 검사 전에 앞서 환자의 병력 청취를 기본으로 하기에 6가지 요소로 구성된 ‘두통 일기’를 적극 활용하면 진단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