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이다. 시즌 초반 나성범 황대인 박찬호 등 야수들의 줄부상으로 전력공백을 감수해야 했던 프로야구 KIA가 이번엔 선발투수인 이의리와 윌 크로우를 당분간 마운드에 올리지 못하게 됐다. 특히 재검진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크로우의 경우 외인 교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KIA는 14일 “지난 10일 우측 팔꿈치 인대 부분 손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크로우가 이날 오후 미국으로 출국해 주치의로부터 부상 부위에 대한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크로우는 앞선 8일 불펜피칭을 소화한 뒤 팔꿈치 부위에 불편함을 느꼈고, 두 차례의 검진결과 오른쪽 팔꿈치 인대 내측 측부인대 부분 손상 진단을 받은 바 있다.
이로써 KIA는 크로우의 재검진 결과에 따라 외인 교체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제임스 네일과 리그 최고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는 크로우의 이탈은 치명적이다. 새로운 외인을 뽑는다 해도 크로우만큼의 성적(5승·평균자책점 3.75)을 올릴 것이란 보장이 없다.
설상가상 KIA는 이미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이의리가 없는 상태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이의리는 지난달 10일 LG전 이후 팔꿈치 굴곡근 염좌로 2주 진단을 받고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앞으로 불펜피칭과 2군 등판 등을 거쳐야 하는 탓에 1군 마운드 복귀까지는 추가로 약 2주의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KIA입장에서는 최소 이달 말까지 2명의 선발 자원이 없는 상태로 마운드를 운영해야 한다.
결국 KIA의 선두 수성 여부는 ‘대체 선발’들의 활약에 달렸다. 한 자리에는 황동하가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27일 LG전에선 3.2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지만, 3일 한화전에선 5이닝 3실점으로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이어 12일 SSG와 더블헤더 1차전에선 5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3-2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문제는 남은 한 자리를 지켜야 할 김사윤과 김건국이 다소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좌완 김사윤은 지난 12일 SSG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1.1이닝 2실점(0자책)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비록 자책점은 아니었지만 안타 3개와 볼넷 3개를 내주는 등 내용이 좋지 못했다. 우완 김건국 역시 선발로 나선 두 경기에서 5.2이닝 10피안타 4볼넷 7실점으로 흔들렸고, 12일 더블헤더 2차전에선 계투로 나서 3.2이닝 5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2020년 9승(10패), 2021년 8승(8패)을 올린 사이드암 불펜투수 임기영도 선발 자원으로 거론되지만, 그 역시 현재 왼쪽 옆구리 내복사근 미세 손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복귀 시점은 빨라야 이달 말로 예상된다. 시즌 초반 야수들의 공백을 메우며 선두를 달린 KIA가 이번엔 1위 수성을 위해 ‘잇몸’으로 선발 마운드를 꾸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