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 감독 45년 만에 레드 카펫… 77번째 막 오른 칸영화제

입력
2024.05.1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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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폴라, 오디아르, 크로넨버그 등 노장 대거 초청
아바시, 베이커 등 신예 감독도 황금종려상 도전
황정민, 정해인 주연 ‘베테랑2’는 비경쟁 부문에

영화제 중의 영화제로 꼽히는 칸국제영화제가 14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77번째 막을 올렸다.

코폴라 감독 황금종려상 3회 수상 도전

영화제의 꽃인 경쟁 부문에는 21편이 올라 최고상 황금종려상을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인다. 예년처럼 노장들의 신작이 대거 초청받았으나 신진 감독의 약진이 눈에 띄기도 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영화 ‘대부’ 시리즈로 유명한 미국 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귀환이다. 코폴라 감독은 ‘컨버세이션’(1974)과 ‘지옥의 묵시록’(1979)으로 황금종려상을 최초로 두 차례 수상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SF영화 ‘메갈로폴리스’로 ‘지옥의 묵시록’ 이후 45년 만에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코폴라 감독이 ‘메갈로폴리스’로 황금종려상을 받으면 세 차례 수상이라는 최초 기록을 세우게 된다.

칸영화제 단골손님인 프랑스 감독 자크 오디아르의 ‘에밀리 페레즈’, 영국 감독 안드리아 아널드의 ‘새’, 그리스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카인즈 오브 카인드니스’, 중국 감독 지아장커의 ‘풍류일대’, 프랑스 감독 미셸 아자나비시우스의 ‘화물들 중 최고 가치 있는 것’, 러시아 감독 키릴 세레브렌니코프의 ‘발라드’, 이탈리아 감독 파울로 소렌티노의 ‘파르테노페’, 캐나다 감독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수의들’ 등도 눈길을 끈다.

한국 영화는 ‘베테랑2’ 등 3편 상영

신예 감독의 작품으로는 덴마크에서 활동 중인 이란 감독 알리 아바시의 ‘디 어프렌티스’, 미국 감독 션 베이커의 ‘아노라’, 프랑스 감독 아가테 리딩거의 ‘와일드 다이아몬드’ 등이 황금종려상 수상에 도전한다. 특히 ‘디 어프렌티스’는 영화제 개막 전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젊은 시절 부를 축적하는 과정을 묘사한 풍자 영화다. 아바시 감독은 이슬람 근본주의에 잠식된 이란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한 ‘성스러운 거미’(2022)로 배우 자흐라 에브라히미에게 칸영화제 여자배우상을 안겨준 적이 있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은 9명이며 심사위원장은 미국 감독 겸 배우 그레타 거위그다.

한국 영화는 ‘베테랑2’가 비경쟁부문인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완성도 높은 장르 영화를 심야에 상영하는 부문이다. 류승완 감독과 배우 황정민, 정해인 등이 레드카펫에 오른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의 영화 인생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는 칸 클래식 부문에서 상영된다. 고전영화 복원판이나 유명 영화인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초청하는 부문이다. 학생 단편 부문인 ‘라 시네프’에는 임유리(한국예술종합학교) 감독의 ‘메아리’가 초대장을 받았다. 영화제와 함께 열리는 칸 필름 마켓(15~20일)에는 한국 프로듀서 5명(김영 미루픽쳐스 대표, 신수원 감독, 오은영 이오콘텐츠그룹 대표, 이동하 레드피터 대표, 윤희영 프로듀서)이 ‘프로듀서 네트워크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전 세계 400여 명이 함께하는 행사로 올해 16회를 맞는다. 영화진흥위원회는 공식 협력사로 최초 참여한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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