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윤 대통령이 동지 내친 것"... 김 여사 수사 檢지휘부 교체에 與 내부서도 비판

입력
2024.05.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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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주류는 "지휘부 바뀐다고 수사 무마되나" 일축
유승민 "국가권력의 사유화", 이준석 "탄핵 열차"
野 "대통령 스스로 사법정의 무너뜨려"

김건희 여사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 있는 검사를 발탁한 검찰 지휘부 인사를 두고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 여론이 터져나왔다. 국민의힘 주류는 '통상적 인사'라며 김 여사 수사 방해 의혹을 일축했지만, 부장검사 출신 김웅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김 여사 수사에 대한 거부감에 가장 믿을 수 있는 동지마저 내쳐버렸다"고 비판하는 등 곱지 않은 시선이 곳곳에서 감지됐다.

김웅 "尹, 김 여사 소환 거부감에 '동지' 송경호 내친 것

김 의원은 14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비핵심 보직으로 발령이 난) 송경호 중앙지검장이나 권순정 법무부 검찰국장은 윤 대통령과 특수부 검사 시절 삶과 죽음을 같이 했던 동지와 같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이창수 신임 중앙지검장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이 검찰 고위직에 오른 후 가까워진 인사로 친윤이라고는 해도 동지 관계까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소환조사만은 절대 안 된다고 보고 가장 믿을 수 있는 동지들마저 내친 것"이라는 게 김 의원의 생각이다.

송경호 지검장이 김 여사 소환조사를 추진했던 것은 검찰 단계에서 수사를 마무리하는 편이 전방위적 별건 수사로 번질 수 있는 특검에 비해 윤 대통령에게 더 유리할 것이라는 '충심'에서 비롯된 것이었지만, 김 여사 수사에 대한 거부감이 큰 윤 대통령이 이마저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해석이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이창수 중앙지검장이 과연 윤 대통령의 마음대로 움직여 줄지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이번 검찰 인사가 최근 취임한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의 작품이라는 일각의 해석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김주현 수석은 검찰 내에서도 합리적이고 정무 감각이 높은 사람"이라며 "이번 인사는 윤 대통령이 주도했고, 김 수석이 이를 막을 수 없었던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대통령이라고 해서, 대통령의 부인이라고 해서 법 앞의 평등 원칙이 비켜간다면 그것은 국가권력의 사유화"라며 "지금 수사를 덮는다고 영원히 덮을 수는 없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그렇게도 2016년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랐건만 'T'익스프레스를 탄다"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의 검찰 인사는 무리수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T) 소추가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야당도 전날에 이어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이원석 검찰총장도 인사 조율 여부에 답하지 않으면서 '인사는 인사고 수사는 수사'라고 우회적 불만을 밝혔다"면서 "대통령이 나서서 사법정의를 무너뜨리는 법치국가가 대체 어디 있느냐"고 되물었다.

당 주류 "지휘부 바뀐다고 수사 무마되나" 일축

하지만 당 주류는 정기 인사에 불과하다는 대통령실 입장과 궤를 같이 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전날 단행된 검찰 인사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정례적 인사였다"고 답했다. 성 사무총장은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서(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그렇게 한다고 무마가 되겠느냐"며 "실질적인 수사는 검사들과 수사관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수사 방해 의혹을 반박했다.

친윤석열계 핵심 이철규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가 시작이 됐는데 누가 온다고, 검사장이 바뀐다고 수사가 중단되고 왜곡되겠느냐"고 언급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현충원 참배 뒤 검찰 인사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다음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홍준표 "방탄 아닌 상남자의 도리"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범법 여부가 수사 중이고 불명한데 자기 여자를 제자리 유지하겠다고 하이에나 떼들에게 내던져 주겠느냐"며 "그건 방탄이 아니라 최소한 상(上)남자의 도리"라고 윤 대통령을 엄호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김 여사를 보호하기 위해 인사 조치에 나선 것이란 평가를 담으면서 '통상적 인사'였다는 당 주류의 해석과는 결이 달랐다.



이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