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청소년은 왜 게임을 더 할까?

입력
2024.05.15 04:30
21면

편집자주

초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


미국 청소년의 85%가 비디오게임을 즐기며 10명 중 4명은 매일 게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기업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9, 10월 만 13~17세 청소년 1,4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5%가 “비디오 게임을 한다”고 응답했다. “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15%에 그쳤다. 성별로는 “비디오 게임을 한다”는 남학생은 무려 97%로 여학생(73%)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비디오 게임을 얼마나 자주 하느냐”는 질문에 41%는 “매일 게임을 한다”고 답했다. “1주일에 1번 이하”로 가끔 즐긴다는 청소년은 21%였다.

특히 저소득 가정의 청소년이 고소득층 청소년보다 게임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소득이 연간 3만 달러(약 4,100만 원) 미만인 미국 청소년은 53%가 “매일 비디오 게임을 한다”고 답했다. 반면 3만~7만5,000달러(약 4,100만~1억 원) 가정의 청소년은 42%, 7만5,000달러 이상인 가정의 청소년은 39%로 점점 낮아졌다.

게임을 즐길 때 사용하는 기기(복수 답변)는 게임 콘솔(73%)과 스마트폰(70%)이 대세였고,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VR 헤드셋 사용자도 24%나 됐다. 반면 2000년대 주로 사용했던 데스크톱ㆍ노트북은 49% 수준으로 스마트폰에 멀찌감치 밀렸다. 태블릿 PC 이용자는 33%. 또 게임을 하면서 디스코드(28%) 트위치(30%) 등 게임 커뮤니티를 통해 다른 게이머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는 이유’는 뭘까? 물론 “재미있어서”(Fun or entertainment)가 98%(복수 응답)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친구(지인)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72%) “경쟁하고 싶어서”(66%)도 적지 않았다.

또 미국 청소년이 생각하는 게임의 긍정적인 면으로는 “각종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됐다”(56%), “게임을 통해 새로운 친구를 사귄 적이 있다”(47%)는 점이 꼽혔다. 또 다른 사람과의 협업 능력을 키웠다(41%),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됐다(32%)는 답변도 있었다.

다만 41%가 게임으로 인한 수면 부족을 호소했으며, 40%는 온라인 괴롭힘ㆍ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해 비디오 게임의 부작용을 인정했다. 이런 괴롭힘을 당할 확률은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높았는데, 남학생의 경우 게임 중 욕설을 듣거나(53%) 신체적 위협을 받고(17%) 심지어 원치 않는 성적 콘텐츠를 받기도(10%) 한 것으로 조사됐다. 퓨리서치센터는 “청소년의 80%는 ‘게임에서 폭력ㆍ괴롭힘이 문제’라고 답했다”라고 전했다.

강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