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으로 가족여행을 간 소방관이 현지에서 물에 빠진 한국인 여성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0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병준 공주소방서 소방장은 지난달 22일 가족과 함께 베트남 다낭의 한 리조트로 휴가를 갔다. 이 소방장은 리조트 수영장에서 갑자기 주변이 웅성대며 소란스러워지자,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달려갔다. 그는 30대 한국인 여성 A씨가 리조트 관계자에게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 여성은 수영장 물에 빠져 당시 호흡과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이 소방장은 위급한 상황으로 판단해 소방관이라고 밝힌 후 리조트 관계자를 대신해 CPR을 시작했다. 2분 정도가 지나 A씨는 물을 토해내며 서서히 호흡을 되찾았다.
A씨가 어느 정도 의식을 되찾고 인근에 있던 A씨의 가족이 현장에 도착하자 이 소방장은 "심정지 상태에서 회복했기 때문에 꼭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안내한 뒤 자리를 떴다.
이 소방장의 이름과 소속을 몰랐던 A씨 가족은 한국으로 돌아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 소방장을 수소문했다. A씨의 남편은 지난달 23일 다낭 여행 커뮤니티에 '다낭 OOO에서 숙박하신 소방관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한국인 소방관이라고 했고, 아내가 물에 빠져 의식이 없을 때 CPR로 살려주신 분"이라며 "저는 바로 앰뷸런스 타고 응급실로 갔고, 다녀와서 찾으려고 했는데 도저히 (그분을) 찾을 수가 없었다"며 제보를 당부했다.
수소문 끝에 이 소방장의 정체가 밝혀졌다. A씨 남편은 얼마 후 해당 카페에 "소방청 쪽 도움을 받아 소방관님을 찾았다"며 "아내는 잘 회복하고 있다"고 후기를 올렸다.
이 소방장도 소감을 밝혔다. 그는 "건강을 회복했다는 환자의 감사 문자를 받았을 때 소방관으로서 더없이 행복하고 기뻤다"며 "소중한 가족과 이웃을 위한 심폐소생술에 더욱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