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수소로 움직이는 발전기" 효성중공업 세계 최초 상용화 성공

입력
2024.05.09 18:00
울산 효성화학 공장서 지난달부터 가동 
"안정 연소 가능한 수소, 공기 비율 찾아" 
"연구개발 중 인허가에 가장 많은 시간"


효성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수소엔진발전기를 상용화했다. 수소 혼합연소 발전기가 개발된 적은 있지만 100% 수소로만 전력을 만드는 엔진발전기 출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효성중공업은 4월 중순부터 울산 효성화학 용연2공장에서 1메가와트(MW) 수소엔진발전기를 가동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1MW는 500가구가 1년 동안 사용 가능한 전력량이란 설명이다.

이 발전기는 엔진에 수소나 천연가스만 넣고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기존 '수소 혼합연소 발전기'는 수소와 함께 천연가스, 석탄 등 다른 연료를 엔진에 함께 주입해야 전력 생산이 가능했다. 연구개발(R&D) 목적이나 자동차용 외에 100% 수소엔진발전기가 상용화된 적은 없다고 이 회사는 강조했다.

그동안 수소는 연소(물질이 산소와 화합할 때에, 많은 빛과 열을 내는 현상)하기 매우 어려운 가스로 인식됐다고 한다. 수소와 공기의 화합만으로 연소를 하는 적정 비율을 찾기 어렵고 이를 지속하는 기술 구현은 더 어려웠기 때문이란 것이다. 이만섭 효성중공업 기전PU장(전무)은 "1년 넘게 R&D한 결과 수소의 엔진 주입만으로 안정적 운전 효율점(공기와 수소의 혼합비)을 찾아냈다"며 "오스트리아의 가스엔진 전문회사 INNIO옌바허와 협업해서 발전기를 상용화했다"고 설명했다.

적정한 공기와 수소의 화합비를 찾는 것보다 더 어려운 R&D 과정은 인허가였다고 한다. 이 전무는 "R&D에서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은 발전기 설치를 위해 법령의 안전 규정에 따라 제품을 맞추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 발전기는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안전 검사를 통과해 상업 운용 허가를 받았다.

탄소배출량 0%인 수소엔진발전기 상용화는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보탬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번 수소엔진발전기 상용화는 정부의 '2050년 수소 전소' 목표 시기를 20여 년 앞당겼다는 의미가 있다고 효성중공업 측은 설명했다. 또 기업들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고 6월 시행되는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분산에너지법)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우태희 효성중공업 대표이사는 "수소엔진발전기 상용화 성공은 그동안 효성중공업이 수소사업 부문에서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결집한 결과"라며 "기업들의 지속가능한 사업 환경 구축에 기여하고 수소엔진 발전 시장 개척을 통해 수소경제 활성화를 이끌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청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