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본방송에 한글 자막을 넣는 것이 지상파 방송사들의 '뉴노멀'이 됐다.
MBC에 이어 SBS도 일반 시청자 대상 자막 서비스를 시작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지난해부터 드라마 재방송에 자막을 시범적으로 도입한 두 방송사가 최근 잇따라 본방송에까지 자막 송출을 확대한 것이다. MBC는 지난달 19일부터 '수사반장 1958'로 지상파 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본방송 자막 서비스를 시작("엥, '수사반장' TV에 자막이 왜 나와?"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전화한 사연·4월 22일 자 20면)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이어 TV도 자막으로 드라마를 보는 시대가 활짝 열리는 셈이다.
SBS가 본방송 자막 서비스를 시작한 드라마는 '7인의 부활'이다. 지난달 26일부터 본방송에 자막을 붙였다. SBS는 '7인의 부활'을 시작으로 드라마 본방송 자막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SBS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7인의 부활' 차기작인 '커넥션'에도 본방송 자막 송출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TV 시청 문화 급변은 ①코로나19 팬데믹 이후 OTT 대중화로 드라마를 자막과 같이 보거나 줄거리 위주로 빠르게 돌려 보는 시청 습관이 새로운 문화 표준으로 떠올랐고 ②지상파 드라마 시청층이 고령화한 데 따른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드라마 재방송에서 본방송으로 자막 송출을 확대한 배경이다. 그간 지상파 방송사는 청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별도의 단말기를 통해 자막 서비스를 지원했다.
한글 자막은 대사 전달력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OTT와 달리 TV는 자막을 끌지, 켤지를 선택할 수 없다. 이에 "자막이 몰입을 방해한다"는 비판 의견과 "자막이 나와서 (드라마 내용을) 이해하기 편하다" "청력이 안 좋으신 부모님이 편하게 봤다" 등의 옹호 의견이 엇갈린다.
자막 확대로 방송사들의 고민거리도 생겼다. 예컨대 '19금 대사' 표기를 두고서다. MBC는 '수사반장 1958'에 나오는 "새끼"란 대사를 모두 "자식"으로 순화해 자막으로 내보냈다. SBS는 과격한 욕설을 'x자' 표기를 달아 송출했다. '7인의 부활' 출연자들이 극에서 한 욕설은 TV 화면에 "x새끼" "x병" 식으로 떴다. OTT엔 두 드라마 모두 배우들의 '19금 대사' 그대로 자막이 달렸다. TV와 OTT용 자막을 따로 제작한 것이다. TV냐 온라인이냐에 따라 콘텐츠 심의 기준이 달라 벌어지고 있는 미디어 업계의 이색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