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과 충남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 폐지로 인권을 침해당한 학생을 구제하는 제도가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두 지역 광역의회는 지난달 24일(충남)과 26일(서울)에 각각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을 의결했다.
두 교육청은 7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에게 '학생인권조례 폐지로 예상되는 변화에 관한 답변'을 제출하며 이같이 밝혔다. '차별받지 않을 권리' 등 학생인권조례에 규정된 학생 권리는 헌법에도 보편적 권리로 보장돼 있기 때문에, 조례가 폐지된다고 해서 학생인권이 침해되지는 않는다는 폐지 찬성 논리에 대한 반박이다.
두 시도의 학생인권조례는 크게 학생인권을 열거한 부분과 인권 구제 시스템을 규정한 부분으로 나뉜다. 학생인권 관련 장에서 충남 조례는 △자유권 △평등권 △참여권 △교육복지권을, 서울 조례는 △차별받지 않을 권리 △폭력 및 위험으로부터의 자유 △교육에 관한 권리 △양심·종교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 등을 규정했다. 인권 구제 관련 장에서는 두 조례 모두 인권 침해 피해를 겪은 학생을 구제하기 위해 교육청과 학교가 갖춰야 할 조직과 기능을 명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답변서에서 "학생이 인권 침해에 대한 권리 구제를 청구할 수 있는 근거가 사라져 조치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인권 침해 사건에 대한 조사권을 가진 학생인권옹호관을 두고 있는데, 해당 조직의 설치 근거가 학생인권조례에 규정돼 있다. 조례에는 "학생이 인권을 침해당했거나 그럴 위험이 있는 경우 누구든지 학생인권옹호관에게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다. 충남도교육청 역시 "학생인권 구제 활동의 축소와 권고 권한 상실이 예상된다"고 답변서에 밝혔다.
충남도교육청은 인권 교육 약화 우려도 표명했다. 도교육청은 "학생은 학기당 2시간, 교직원은 연 2시간, 보호자는 연 1회 실시했던 인권 교육이 (조례 폐지에 따라) 의무사항에서 권고사항으로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내 권리가 소중하면 타인의 권리도 소중하다는 점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는 조례의 취지가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