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당 내부에서 제기되는 집단지도체제 전환 요구에 대해 "대부분 최고위원들 간에 이견이 표출되면 수습하기가 어려워진다"면서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황 비대위원장은 이날 KBS·SBS 라디오에 출연해 "꼭 논의하자고 하면 그렇게 하겠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은 새누리당 때인 2016년 20대 총선 패배를 겪은 뒤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는 단일지도체제로 변경했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친박근혜계와 김무성 당시 대표 간 극심한 갈등으로 소위 '옥새 파동'으로 상징되는 갈등이 총선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번 지도체제 변경 주장은 지난 22대 총선 참패 이후 '친윤석열' 일색의 당 분위기가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비주류 목소리가 반영되는 집단지도체제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제기되고 있다.
전당대회 개최 시점과 관련해 황 비대위원장은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40일 정도 된다. 6월 말 열려면 5월 20일부턴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며 "(6월 말 전당대회는) 물리적으로 좀 어렵다. 원내대표 선출 자체가 늦어지고 있다"고 했다. 당초 예상됐던 6말7초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내비친 것이다.
황 비대위원장은 현재 당원 100%인 전당대회 룰을 민심을 반영할 수 있는 쪽으로 바꾸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양론이 다 정치철학적 배경이 있다"며 "당의 전체적 의견과 국민의 여론을 반영해서 어느 쪽으로 가는 게 옳은지 결정하겠다"고 개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수도권 3040 당협위원장 모임인 첫목회는 이날 황 비대위원장을 만나 전대룰 개정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간사인 이재영 전 의원은 "전대룰에 민심이 반영돼야 한다. (당심과 민심) 5대 5로 말씀을 드렸다"면서 "집단지도체제가 돼야 된다는 말씀도 드렸다"고 했다. 이에 황 비대위원장은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비대위원장은 4·10 총선 참패 원인으로 586 청산과 이조(이재명·조국)심판론을 내세운 '한동훈 비대위'의 선거 전략을 문제 삼았다. 그는 "우리가 구도를 짜는 데 소홀했다"며 "586 청산, 이조심판 이랬는데, 그 대신 앞으로 여당이 무엇을 할 것인가 대대적으로 국민 앞에 제시했어야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판은 야당 몫이다. 우리는 비전 제시가 중요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야권 인사 영입에 대해서도 불편한 시선을 드러냈다. 그는 "외연확장을 한다고 진보 쪽 인사를 대거 영입한다거나, 진보 쪽의 정강정책을 받아들인다든지 이렇게 했다"며 "그러니까 우리(보수층) 지지도 못 받고, 진보 쪽의 지지도 떠나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또 "보수 쪽에서 충성스럽게 일했던 분들을 홀대한다 그럴까, 굉장히 우리 진영이 약화되기 쉽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