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우일연 작가, 미 최고 권위 '퓰리처상' 수상

입력
2024.05.0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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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노예 부부' 다룬 논픽션으로 전기 부문 수상
대법관 윤리 지적 '프로퍼블리카' 공공보도 부문상

한국계 미국인 작가가 쓴 논픽션이 미국 최대 권위의 퓰리처상을 받았다.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노예 주인 남편 아내(Master Slave Husband Wife)'를 쓴 한국계 미국인 우일연 작가를 전기(傳記·Biography) 부문 공동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 작가는 부모가 미국으로 이민 온 한국계 미국인으로, 예일대에서 인문학 학사학위를, 컬럼비아대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앞서 한국계 사진기자가 언론 부문에서 퓰리처상을 수상한 적은 있지만 도서, 드라마·음악 부문에서 한국계 인사가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예 주인 남편 아내'는 1848년 노예제도가 있었던 미국 남부 조지아주에서 농장 주인과 노예로 변장해 북쪽으로 탈출을 감행한 엘렌·윌리엄 크래프트 부부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해 11월 미 뉴욕타임스의 '올해의 책 10선'에도 선정됐다.

이날 퓰리처상 선정위원회는 미 연방대법관의 도덕성 문제를 파헤친 미 탐사보도 전문매체 프로퍼블리카의 조슈아 캐플런 등 기자 5명을 '공공보도(Public Service)' 부문 수상자로 결정했다. 프로퍼블리카는 지난해 가장 엄격한 윤리 기준을 적용받아야 할 연방대법관이 억만장자 사업가의 전용기를 공짜로 탔다는 사실을 밝혀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발생한 인명 피해를 담은 사진으로 '속보 사진(Breaking News Photography)' 부문을 수상했다. 로이터 사진기자 모하메드 살렘이 지난해 10월 찍은 사진에는 이스라엘의 칸 유니스 공습으로 사망한 조카(5)의 시신을 안고 고개를 파 묻은 한 팔레스타인 여성(36)의 모습이 담겼다.

그 외에도 뉴욕타임스가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스라엘의 정보 실패,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등에 대해 보도한 공로로 수상했고,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취재한 언론인과 작가 등에게 특별상이 주어지는 등 올해 퓰리처상엔 가자지구 전쟁을 다룬 보도가 다수의 상을 받았다.

1917년에 제정된 퓰리처상은 뉴스와 보도사진 등 15개 언론 부문과 문학, 드라마 등 8개 예술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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