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브라질과 아프리카 케냐에서 각각 발생한 치명적 폭우로 인명피해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원인은 역시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고온 현상이 지목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브라질 남부 지역을 강타한 집중 호우로 이날까지 최소 8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종자도 100여 명에 달하며, 이재민은 12만2,000명이라고 재난 당국은 밝혔다. 이번 홍수의 영향을 입은 곳은 브라질 남부 지역 500개 도시 중 3분의 2 이상이라고 당국은 덧붙였다.
피해는 브라질 최남단 히우그란지두술주(州)에 집중됐다. 강우량이 300㎜ 안팎을 기록한 가운데, 벤투곤사우베스는 일주일 누적 강우량이 543㎜를 넘어섰다. 히우그란지두술 중심 도시인 포르투알레그리에서는 사흘 만에 258.6㎜의 비가 내렸는데, 브라질 기상청은 “평년의 4월(114.4㎜)과 5월(112.8㎜) 강우량을 합친 것보다도 많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포르투알레그리 인근 과이바강 수위는 5일 오전 7시 기준 1941년(4.76m) 이후 최고치인 5.3m까지 상승했다. 80년 만에 ‘최악의 물 폭탄’이 덮친 셈이다. 주정부는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난 3월 중순부터 ‘살인적 폭우’가 쏟아지고 있는 케냐에서도 사망자가 228명으로 늘어났다고 전날 AFP통신이 보도했다. 실종자도 70명 이상이고, 22만여 명이 이재민 신세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탄자니아의 홍수 피해를 더하면 희생자 수는 400명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케냐 당국은 “집중 호우와 추가 홍수, 산사태 위험을 계속 견디고 있지만, 위기가 진정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케냐 정부 대변인은 5일 브리핑에서 “심각한 상황으로,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AFP는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예년보다 더 많은 계절성 폭우가 내리면서 기후변화에 취약한 동아프리카 지역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고 전했다.
최근 중동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중국 광둥성, 미국 텍사스주(州)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이례적 폭우 역시 기후변화의 후폭풍으로 분석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전 세계 평균 기온이 10개월 연속, 해양 평균 온도는 12개월 연속 상승 중이라며 “지구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대기가 더 많은 습기를 포함하게 돼 호우 가능성이 커진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