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단녀 줄일 '양육 전담 공기업' 만들자"... 연금 공백, 저출산 해소

입력
2024.05.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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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학회 토론회 제안
경력 단절 막고, 고령층 일자리 제공

양육 전담 공기업을 만들어 저출산 고령화에 대응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고령층을 양육 도우미로 고용해 연금 공백 문제를 줄이고, 저출산의 주요 원인인 양육 부담·경력 단절도 해소하자는 것이다.

6일 한국경제학회에 따르면,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는 최근 ‘저출산·고령화의 사회경제적 영향과 대응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송 교수는 ‘장년층의 국민연금 수급 공백기를 활용한 출산지원정책 방안 모색’이란 발표를 통해 “기존 정책이 출산율 반등에 실패한 이유는 자녀 양육에 대한 직접 비용이 여전히 크고, 자녀 출산·양육에 따른 여성의 기회비용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자녀를 둔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은 정부가 막대한 재원을 들여 저출산 해소대책을 시행한 시기(2014~2022년)에도 4%포인트 하락(28%→24%)하는 데 그쳤다. 반면 자녀가 없는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은 2014년 33%에서 2022년 9%까지 낮아졌다. 출산에 따른 고용 격차가 상당하다는 얘기다. 그 결과 2012년 1.30명이던 합계출산율은 수직 하락, 지난해엔 0.72명을 기록했다. 세계 최저 수준이다.

송 교수는 “자녀 양육‧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기업을 설립하면 부모의 양육 부담 해소, 여성의 경력 단절 방지, 고령층의 연금 수급 전 일자리 제공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법적 정년이 60세인 상황에서 국민연금 수령시기(65세)까지 중간 다리 역할을 양육‧교육 서비스 공기업이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장년층은 소득 공백기를 메울 수 있고, 젊은 부모는 양육 부담이 줄어 추가 출산도 고려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며 “여성의 경력 단절이 줄게 되면 남녀 간 임금 격차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발표된 저출산고령화위원회의 저출산인식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자녀를 계획하지 않는 이유로 양육‧교육 부담(51.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송 교수는 “양질의 보육 서비스가 제공될지 장담할 수 없고 소요될 재정 규모 추정도 필요하다”면서도 “지금까지의 출산지원책이 실패했기 때문에 더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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