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지난주 이스라엘로 보내려고 했던 미국산 탄약 선적을 보류했다고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미국이 대(對)이스라엘 무기 공급을 중단한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대규모 민간인 피해 우려를 무릅쓰고 가자지구 남단 라파에서 지상전을 강행하려 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보인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관리 두 명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주 이스라엘로의 탄약 수송을 돌연 중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매체는 선적이 보류된 탄약의 종류나 규모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한 관리는 이번 사태가 이스라엘 정부 내에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며 “무기 선적 보류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CNN방송도 이와 관련, 한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로 향할 예정이었던 미국산 탄약 선적 한 건을 일시 중단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러한 결정의 이유를 밝히지 않으면서 이스라엘의 라파 작전과는 관련이 없고, 다른 선적 진행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단 확대 해석을 경계하며 액시오스 보도를 확인해 준 셈이다.
그럼에도 최근 상황에 비춰 미국의 ‘무기 선적 보류’는 예사롭지 않은 신호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일방적인 이스라엘 지지에 반대하는 미국인들로부터 매서운 비판을 받고 있다. 액시오스는 이런 분위기를 전하면서 “미국 정부가 지난 2월 이스라엘에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미국산 무기를 국제법에 따라 사용 중이라는 보장을 하라’고 요청했고, 이스라엘은 3월 서명된 보증서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보장이 충분치 않다고 미국이 판단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얘기다.
백악관은 액시오스 보도에 즉각 논평하지 않았다. 이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스라엘에 대한 안보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은 이스라엘이 위협에서 자국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요한 것을 계속할 것”이라는 원론적 답변만 했다고 CNN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