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언론 자유가 올해 세계 62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엔 47위였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기자회(RSF)는 3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이 담긴 '2024 세계 언론 자유 지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언론 자유 지수는 64.87점으로, 2013년 이후 70점 아래로 떨어지기는 처음이다. 한국의 언론 자유 환경은 일본(70위)과 함께 '문제 있음'으로 평가받았다. 지난해엔 '양호함' 군에 속해 있었다. RSF는 전 세계 180개국을 대상으로 언론 자유 환경을 평가해 '좋음', '양호함', '문제 있음', '나쁨', '매우 나쁨'으로 분류한다.
한국 언론 자유 순위 역대 최고 기록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의 31위였고, 최악의 기록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의 70위였다. 문재인 정부에선 41~43위였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는 47위였고, 올해 60위권으로 다시 하락했다.
RSF는 "한국은 언론의 자유와 다원주의를 존중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지만, 한국의 언론사들은 정치인, 정부 관계자, 대기업으로부터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한국의 몇몇 언론사들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 위협을 받았다"고도 지적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언론인 301명 중 27.6%가 고소를 당했는데, 명예훼손 혐의가 78.3%였다. 고소인의 약 3분의 1이 정치인과 고위공무원이었다. RSF는 "한국 언론인은 때때로 온라인상 괴롭힘을 당하기도 하지만 이에 대한 보호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도 문제로 지목했다.
북한의 언론 자유는 지난해 최하위에서 3계단 상승한 177위를, 중국은 172위를 각각 기록했다. 1위는 노르웨이가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