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흑돼지 음식점에서 '비곗덩어리 삼겹살'을 판매한다는 폭로가 잇따르면서 동종업계 종사자들이 피해를 호소했다.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주의 한 음식점에서 흑돼지를 주문했다가 비곗덩어리 돼지고기를 받았다는 사연이 또 올라왔다. 지난달 29일에도 제주 유명 흑돼지 전문점에서 비계가 대부분인 삼겹살을 제공 받았다는 폭로 글이 게재됐다.
지난달 제주를 방문했었다는 작성자 A씨는 "제주도 비계로 이슈된 김에 제주도 가서 비계 돈 주고 사 먹은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한다"며 "처음에는 장어인가 했다. 이 비싼 돈을 내고 먹는데 비계만 있어 당황했다"고 했다. A씨가 직원에게 비계가 너무 많다고 항의했지만, 직원은 날마다 들어오는 고기가 달라 못 바꿔준다고 거절했다.
A씨는 "부모님 환갑 여행으로 간 거라 크게 싸우고 싶지 않았고, 끝나고 리뷰를 달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썼지만 리뷰는 지워졌다"며 "혹시나 서귀포 시내 놀러 와서 흑돼지 드시는 분들께서 피해를 입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올려본다"고 했다. A씨 일행은 흑오겹 등 총 15만 원어치를 먹었다고 했다.
온라인상에 '비곗덩어리 삼겹살' 폭로 글이 이어지자 제주 고깃집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제주에서 고깃집을 운영한다고 밝힌 A씨는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코로나19로 월 1,000만~2,000만 원 이상 적자보며 버티고 이제 좀 나아지고 있었다가 다시 경기침체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며 "선거도 끝나고 본격적인 관광시즌이 오는 상황에 제주에 특히 흑돼지에 전 국민의 안 좋은 인식이 생기는 거 같아 참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주에서 고깃집하면서 처자식 먹여 살리고 부모님 모시는 사람으로서 저부터 다시 한 번 마음 고쳐먹고 좋은 음식과 좋은 서비스로 고객을 모셔야겠다고 다짐해본다"며 자신이 판매하는 돼지고기 사진을 올렸다. 그는 "이런 고기 취급하는 업체도 많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고맙겠다"며 "부디 제주도민으로서 제주도를 더 미워하지 말아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제주에서 또 다른 고깃집을 하는 B씨는 2일 "가게 오픈한 지 이제야 1년 돼 가는데 비계가 많으면 다 잘라서 불판 닦는 용으로 쓰고 손님이 살 많은 쪽 원하면 바꿔드리고 가격도 최대한 합리적으로 맞춰서 하고 있다"며 " 뉴스 터질 때마다 속상하다. (몇몇 가게가) 돈 좀 벌었다고 지역 유지라고 입막음하고 개선할 생각은 안 한다. 제주 너무 미워하지 말아달라"고 읍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