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AI로 교실혁명, '강의 없는 수업'이 대세 된다" [2024 한국포럼]

입력
2024.05.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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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강연
AI교과서 도입 등 '교실혁명' 목전에
"학생 수만큼 AI 보조교사 있는 셈"
"사교육도 공교육 파트너로 전환"

"운전자 없는 자동차처럼 강의가 없는 수업이 대세가 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K-AI 시대를 열다'를 주제로 열린 '2024 한국포럼'에서 인공지능(AI)이 가져올 교육의 변화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자율주행 기술 발달이 '자동차는 사람이 운전하는 것'이란 개념을 뒤흔든 것처럼, AI가 접목된 에듀테크(교육기술)는 '교사=지식 전달자, 학생=지식 수용자'라는 틀을 깰 것이라는 얘기다.

이날 한국포럼 강연자로 나선 이 부총리는 한국 사회와 교육이 처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선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비롯한 혁신이 선택 아닌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경제학자 클라우디아 골딘의 저서를 인용해 "교육이 기술 변화 속도를 따라잡거나 더 빨리 가게 되면 경제가 성장하고 소득도 훨씬 더 형평성 있게 분배되지만, 교육이 기술 발전에 뒤처지게 되면 성장률이 낮아지고 소득 불균형은 높아진다"며 "교육의 변화야말로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고 했다. 이 부총리는 학령인구 급감과 지역소멸 위기 또한 "교육에서 풀어야 할 굉장히 중요한 숙제"로 지목했다.

이 부총리는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되는 AI교과서에 맞춰 학생, 교사, 학교의 역할이 재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교과서는 학생 개별 수준에 맞춰 지식을 전달하고, 교사는 학생이 이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를 살펴 지도하는 '멘토' 역할을 하게 된다. 이 부총리는 "교실에 학생 수만큼 AI보조교사가 있는 것"이라며 "교사는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학습 디자이너로 학생들이 새로운 것을 찾아가게 학습 환경을 디자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기술에 익숙한 학생보다 기존 교수법을 바꿔야 하는 교사가 에듀테크 도입에 따른 충격이 더 클 터. 이 부총리는 "AI교과서로 변화가 시작되지만, 더 중요한 건 모든 교사가 이를 활용할 역량을 갖추는 것"이라며 "이는 한국말로 가르치다 영어로 가르치라고 하는 것만큼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향후 3년간 AI교과서를 활용한 교육 혁신을 이끌 선도교사 3만4,000명을 양성하고, AI교과서 도입 교과목의 담당 교사 3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연수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부총리는 AI교과서 도입으로 민간 에듀테크 산업이 성장하면 '공교육을 대신하는 사교육'이라는 한국 교육의 패러다임도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부총리는 "사교육이 그간 부정적으로 간주된 건 공교육과 협력하는 관계가 아니라 공교육 대체재로서 부작용이 많아서였다"며 "AI교과서를 중심으로 새 교육환경이 조성되면 기업들이 학생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공교육을 강화하는 기술을 판매하는 것이고, 이렇게 돼야 한국의 교육 산업 수출이 가능해진다"고 했다.

홍인택 기자
한채연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