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팬데믹 시대를 벗어나며 성장이 둔화한 게임 산업의 위기 탈출을 뒷받침하겠다는 뜻으로 진흥 정책을 발표했다. '확률형 아이템'을 주요 비즈니스모델로 한 모바일 게임 위주의 한국 게임산업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이유로 서구에서 인기가 많은 콘솔(게임전용기기) 게임 시장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올해부터 2028년까지 추진할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내놓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한국 게임 산업은 2022년 매출 22조 원, 수출액 90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정부는 이번 계획을 통해 2028년까지 매출 30조 원, 수출액 120억 달러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병극 문체부 제1차관은 전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게임 산업이 잘하고 있는 분야를 넘어 콘솔 등 새로운 분야에 적극적 도전을 통해 위기를 타개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원책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이 '콘솔 게임 생태계 형성'이다. 문체부는 세계 3대 콘솔로 꼽히는 플레이스테이션·엑스박스·닌텐도스위치의 제작사 소니·마이크로소프트(MS)·닌텐도와 협력해 국내 유망 게임을 발굴하고 제작·입점·홍보 등 전 과정을 연계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게임 업계가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도록 지원한다는 의미다. 2022년 기준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콘솔이 차지하는 비중이 28%에 이르지만 국내 콘솔 시장은 3.5%에 불과해 한국 게임사들이 콘솔 게임을 개발할 유인이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 매출은 물론 한국 게임 수출의 대부분도 전 세계 시장의 44%를 차지하는 모바일 게임에서 나온다.
하지만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 특유의 '확률형 아이템' 비즈니스모델(BM)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면서 국내 게임사들도 해외 시장을 겨냥해 여러 플랫폼으로 게임을 내놓고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네오위즈의 액션 게임 'P의 거짓'이 개인용컴퓨터(PC)뿐 아니라 엑스박스·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도 동시 출시돼 해외에서 고평가를 받으며 선전했다.
이 밖에 정부는 최근 게임 업계에서 확률형 아이템 확률 조작 의혹 등으로 게임사와 이용자 사이에 분쟁이 자주 일어나는 것과 관련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특히 게임 관련 사건·사고 피해 구제를 전담하는 '게임 이용자 권익보호센터'를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설치한다고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는 "게임에 특화된 전문성 있는 이용자 보호 기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신설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요 게임사들이 요구하고 있는 게임 개발비에 대한 세액공제 등은 이번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다. 전 차관은 "재정 당국과 협의가 필요하다"면서 "우선 제작비 세액공제의 근거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을 하고 효과와 공제 범위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