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아이브의 신곡 뮤직비디오가 일부 중국 누리꾼들의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의 전통 색채를 띠는 이 영상이 "중국 문화를 훔쳤다"는 주장이다.
지난 29일 아이브는 소속사 유튜브를 통해 두 번째 EP 앨범 '아이브 스위치'(IVE SWITCH)를 발표하고 타이틀곡 '해야(HEYA)'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이 뮤직비디오에선 멤버들이 한복 저고리를 변용한 의상을 입고 노리개를 착용하는 등 한국 전통 의상을 활용했다. 부채, 산수화, 한국 호랑이 등의 전통 요소도 등장했다.
그러자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중국어와 영어로 "출처를 밝히지 않고 중국 문화를 훔쳐 썼다"는 내용의 악성 댓글을 달고 있다. 웨이보 등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중국의 전통 요소를 복제했다", "한국 연예계가 자주 도둑질을 한다"는 등의 비난이 있었다. 이에 한국인들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논박하면서 언쟁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아이브는 멤버 장원영이 2022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 패션 행사에 봉황 모양의 비녀를 착용해 공격 대상이 되기도 했다. 장원영이 당시 "한국의 멋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하자 중국 인플루언서들을 필두로 "봉황 비녀는 중국 고유 양식이다", "사과를 받아내겠다"며 비난이 쏟아졌다. 잠두(비녀의 머리 부분)에 봉황 장식이 달린 '봉잠'은 조선 왕실의 대표 유물로 꼽힌다.
이에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김치와 한복을 시작으로 삼계탕, 부채춤 등 한국의 대표 문화를 '중국 것'이라고 우기더니 이젠 K팝 스타들의 영상 속 장면도 중국 문화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국 문화 콘텐츠가 세계인들에게 주목을 받다보니 중국 누리꾼들의 열등감이 너무 심해졌다"며 "'삐뚤어진 중화사상'에서 벗어나질 못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