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선 오재원, "필로폰 투약은 인정, 신고자 협박은 안 해"

입력
2024.05.01 11:34
첫 재판서 "폭행·협박 사실 자체 없다"

필로폰 상습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국가대표 야구선수 오재원이 법정에서 마약류 관련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신고 무마를 위해 지인을 협박했다는 혐의는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오씨의 변호인은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한대균)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보복 목적의 폭행·협박 혐의는 부인하고, 나머지는 모두 자백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오씨 측은 부인 취지를 묻자 "(폭행·협박) 행위 사실 자체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로 잡힌 6월 11일에 공동 피고인이자 오씨의 협박 피해자이기도 한 A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오씨는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1회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난해 4월에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수면제 스틸녹스정 2,242정을 수수하고, 지인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씨가 마약류 투약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이를 말리기 위해 망치로 그의 휴대폰을 부수고 멱살을 잡는 등 협박한 혐의도 오씨에게 적용했다. 수면제 등을 처방받아 오씨에게 건넨 혐의를 받는 야구선수 8명은 경찰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오씨는 2022년 은퇴 때까지 한 팀에서만 활약한 '원 클럽맨'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과 2015년 프리미어12 등 국제대회에선 국가대표 선수로 뛰기도 했다. 은퇴 후 스포츠전문채널에서 야구 해설가로 활동했지만, 잦은 구설에 시달리다 물러났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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