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조정? 주춤하는 생산, 다시 꺾인 투자… 소비만 소폭 증가

입력
2024.04.30 18:00
15면
3월 생산 2.1%·투자 6.6% 동반 하락
통계청·기재부 "상승 따른 기저효과"
소비 1.6%↑… "낙관 일러" 지적도

지난달 산업생산이 4년여 만에 전월 대비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며 주춤하는 양상이다. 반등했던 설비투자도 동반 하락, 소비만 소폭 상승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1.3%) 깜짝 실적에도 아직 경기 회복 흐름이 공고해졌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4년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全) 산업 생산 지수는 전월 대비 2.1% 감소했다. 4개월 연속된 증가세가 꺾였고, 2020년 2월(-3.2%) 후 가장 큰 낙폭이다. 다만 분기 기준으로는 전분기 대비 0.7% 증가해 5분기 연속 증가했고, 반도체 생산은 1년 전 대비 44.8%나 뛰었다.

정부는 그간 상승에 따른 일시 조정으로 보고 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심의관은 "수출 호조, 반도체 업황 등 경기 상황이 나쁘지 않아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이나 향후 실적을 지켜보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소매판매액 지수)는 음식료품·승용차 등에서 판매가 늘어 전월 대비 1.6% 증가했다. 그러나 분기 기준으로는 전분기 대비 0.2%, 전년 동분기 대비 1.8% 각각 감소했다. 1분기 GDP 성장률을 이끈 민간소비(0.8%) 흐름과는 반대 방향이다. 산업활동동향은 속보성이 짙어, 전수조사 격인 GDP 통계와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대상 범위, 집계 방식이 다르다는 게 기획재정부의 설명이다.

투자도 위축된 모습니다. 3월 설비투자는 기계류·운송장비 등에서 감소해 전월보다 6.6% 줄었고, 같은 기간 건설기성도 건축·토목 공사실적 감소로 8.7% 하락했다. 이 역시 설비투자가 2월 9.6% 상승하고, 건설기성도 1월 12.7% 오른 만큼 기저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이승한 기재부 종합정책과장은 "생산이 조정받았지만 수출 중심 경기 회복으로 분기 전체는 GDP와 방향성이 같고, 내수는 방한 관광객 증가와 소비심리 개선으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회복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설비투자는 수출이 개선되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다만 건설기성은 수주를 보면 조정이 있을 듯하나 최대한 완충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각기 전월 대비 0.3포인트, 0.2포인트 하락했다. 동반 하락은 지난해 1월 이래 처음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1분기 GDP 흐름이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산업활동동향이 가장 최근의 조짐을 보여줘 오히려 더 촉각을 세워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수출을 경기 회복 근거로 드나 반도체 외엔 상황이 좋지 않고 내수, 투자도 불투명해 낙관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세종= 이유지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