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국민의힘 당선자는 전날 영수회담에 참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어제 (윤석열 대통령에게) 말씀드린 것은 사실상 국정을 포기하라고 협박하신 것 같다"고 30일 말했다.
김 당선자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대표의 회담 초반 '작심 발언'을 두고 "야당 대표는 뭔가 싸우려고 오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김 당선자는 "(회담은) 대통령과 저희 여당이 야당과 존중하고 대화하려고 만든 자리"라며 "야당도 과연 대통령을 존중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회담에서 이 대표가 요구하려고 했던 12가지, 13가지 많은 게 있었는데 착각하고 계신 것 아닌가"라며 "지금 정부는 윤석열 정부라는 걸 인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총선에서 민주당이 많은 국민들께 선택받았는데 그건 추가경정예산안 등에 동의해서가 아니라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너무 못하니까 심판하려고 한 것"이라며 "너무 야당 대표도 공세적으로 하실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태원참사 특별법에 대해 윤 대통령이 '독소조항 제거시 논의'라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선 "야당은 거부라고 평가하는데 민간조사위원회의 영장청구권을 제외하면 충분히 여야가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 않나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의 경우 이 대표가 모두발언에서 언급했지만, 회담에선 논의되지 않았다. 김 당선자는 이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힘을 실어서 빠르게 진상 규명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단, 전제조건은 공수처 수사에 대한 진정성을 여당이 먼저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야당의 특검 발의가 힘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김 당선자는 다만 회담 총평과 관련해선 아이돌 그룹 투어스의 노래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가사에 빗대 "여러 특성상 세부 조율이 어려웠지만 만났다는 것 자체엔 큰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어제부터 정치 복원이 시작된 게 아닌가 하는 의미를 담고 싶다"고도 부연했다.
한편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영수회담이 추후 계속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정 실장은 전날 저녁 KBS '뉴스9'에 출연해 "(회담) 말미에 내가 '다음번에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배석자 없이 두 분만 따로 만나시는 것이 어떨까요'라고 한번 말씀을 던져봤는데 두 분 (윤 대통령과 이 대표)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고 전했다.
또 "오늘 첫걸음이 의미 있는 출발, 만남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이런 소통과 대화, 협치를 이어가자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