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 휴진·사직 참여율 미미… 정부 비상진료 강화해 공백 막는다

입력
2024.04.3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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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 부분 휴진
진료 일정 변경 극소수…현장 분위기 차분
정부, 군의관·공보의 추가 파견도 준비 중

대학별 의대 정원 조정 마감을 앞두고 일부 의대 교수들이 30일 휴진을 예고했지만 실제 참여율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현장에서 환자들이 겪을 불편이나 혼란도 미미할 전망이다. 정부는 군의관과 공중보건의 추가 투입을 검토하고 최중증환자 이송 체계를 정비하는 등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해 의료공백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와 연세대 의대(세브란스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30일 하루 동안 외래진료와 수술을 멈추겠다고 선언했지만, 미리 예정된 진료 일정이 변경된 사례는 극히 일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휴진에 참여한 교수가 많지 않다는 방증이다. 병원 관계자는 “진료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특히 필수의료 분야는 진료에 차질이 없다”며 “평상시 교수들이 학회 참석이나 개인 사정으로 휴진할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 병원 분위기도 소란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원광대 의대 및 원광대병원 교수 155명 중 110여 명이 의대 학장에게 사직서를 다시 제출하고 앞서 서울대 의대 교수 4명이 다음 달 1일 병원을 떠나겠다고 선언하는 등 교수 사직 움직임도 없지 않지만, 사직 효력 발생 여부를 두고 논란이 적지 않다. 정부도 형식과 요건을 갖춘 사직서는 극히 적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항의 표시이지 정말로 환자를 떠나겠다는 본심은 아니라고 믿는다”며 “현장에서 혼란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관련 대책을 고민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교수 집단행동의 위법성 여부에 대해선 “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가급적 환자 곁을 지켜주시기를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만에 하나 발생할지 모를 환자 피해를 막기 위해 군의관과 공중보건의 추가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군의관과 공보의 396명이 의료기관 63곳에서 파견 근무 중인데 이달 말까지 추가 수요 조사를 확인해 후속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 차관은 “교수를 대체하긴 쉽지 않지만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현장에 복귀하는 전임의(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세부 분야를 진료·연구하는 전문의)도 늘어나 의료공백에 다소 숨통을 터주고 있다. 25일까지 전임의 계약률은 100개 수련병원에서 58.7%, 5대 상급종합병원에선 61.4%까지 올라왔다. 의사 업무 일부를 담당하는 진료지원간호사도 이달 초 9,000여 명에서 1,000명가량 늘어 현재 1만165명이 활동 중이다. 정부는 응급 중증환자 중심으로 광역응급의료상황실 기능을 강화하고, 최중증환자의 경우 이송 초기단계부터 적절한 병원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119구급대와 광역상황실이 공동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필수의료 보상 강화 정책도 추진된다. 이날 중대본에선 급성 심근경색 등 중증심장질환 환자에게 시행하는 혈관스텐트 시술의 수가(의료행위 대가)를 최대 2배 이상 높이기로 결정했다. 지금은 총 4개 혈관 중 2개까지만 수가 산정 대상이지만 앞으로는 모든 혈관 시술에 수가를 산정하며, 수가도 기존 최대 130%에서 최대 270%로 인상된다. 또 응급시술 가운데 일반시술의 1.5배 수가가 적용되는 대상을 넓혀 응급·당직 근무가 잦은 의료진에 충분히 보상할 계획이다. 개선 사항은 급여기준 고시 개정을 거쳐 6월 1일부터 적용된다.

교육계에선 의대 정원 논의를 속속 마무리 짓고 있다. 이날 강원대는 다른 국립대들과 마찬가지로 내년도 의대 증원분을 50%만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총정원은 42명에서 91명으로 늘어난다. 사립대들은 최대한 많이 증원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울산대는 증원분 75%를 반영해 10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김표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