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부터 최불암까지… 톱스타 특별출연의 명과 암 [HI★초점]

입력
2024.05.05 11:42
드라마 팬들의 엇갈린 평가
"몰입도 와해" VS "보는 재미 높아"

톱스타들의 드라마 특별출연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송중기부터 김태희까지 적지 않은 스타들이 드라마에 잠시 얼굴을 비추며 전개를 돕는다. 시청자들의 반가움을 자아내면서 보는 재미를 고조시키는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드라마에서 특별출연은 심상치 않게 볼 수 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눈물의 여왕'에서는 김영민부터 오정세 고규필 임철수 김신록 송중기까지 다양한 배우들이 출연해 드라마 팬들을 웃게 만들었다. 김영민은 소속사를 통해 "소중하게 마음에 남을 작품과 영송 캐릭터를 만나서 행복했다. 작가님, 감독님들, 스태프들, 그리고 모든 배우 덕분에 범자와의 케미스트리가 더 살아났다. '눈물의 여왕'에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라고 참여 소회를 밝혔다.

가장 화제를 모았던 것은 송중기일 터다. 송중기는 드라마 '빈센조'로 김희원 감독과 인연을 맺어 이번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 덕분에 소폭 하락했던 7회 대비 8회에서 16%로 훌쩍 뛰었다. 극중 '빈센조'의 빈센조로 등장한 송중기는 2021년 그대로의 모습으로 나타났고 전작 팬들까지 설레게 만들었다. 이와 관련, 한 방송 관계자는 본지에 "가장 큰 이유는 화제성이다. 시청률을 끌리고 유입을 시켜주는 요인이다. 그런 효과로 특별출연을 기대한다. 기존 시청자들에게도 특별출연은 새로운 인물을 보여주면서 극의 활력을 높이는 요소다. 송중기가 '빈센조'로 나온 것처럼 드라마 외적 재미도 줄 수 있다"라고 짚었다.

MBC '수사반장1958' 1회에는 최불암이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1971년 방영된 '수사반장'의 팬들을 더욱 즐겁게 만들었다. 35년 만에 만나는 노년의 박영한은 프리퀄의 오프닝을 꾸미면서 더욱 풍성한 재미를 끌어올렸다. 연출을 맡은 김성훈 감독은 최불암의 특별출연 비하인드에 대해서 "비록 짧은 회차였지만 대사 한줄 한줄 상의하시며 그 의미를 찾으셨다. 또한 의상과 소품, 공간까지도 많은 의견을 제시하시며 모든 장면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보여주신 그 집중력과 열정은 수많은 스태프에게 큰 울림을 선사했다. 저 역시도 이번 작업을 통해 최불암 선생님과 잠시나마 함께했다는 사실만으로 긍지와 자랑을 느꼈다"고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특정 배우를 부각시키 위해 이야기 방향성과는 무관한 '서비스 컷'처럼 활용되는 경우도 있다. 특별출연 요청이 작가, 감독 선에서 제안되기 때문에 거절하기 난감한 경우도 왕왕 있다는 후문이다. 특별출연, 하지만 항상 드라마의 몰입을 더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가령 tvN '웨딩임파서블'에서는 전종서의 공개 열애 상대인 이충현 감독이 등장했다가 지탄을 받았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 특성상 몰입이 중요한 순간 이충현 감독의 특별출연이 오히려 재미를 반감시켰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특히 실제 연인이 출연하는 것이 유쾌하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또한 홍진경 조세호 남창희의 '눈물의 여왕' 특별출연은 의아함을 자아냈다. 홍진경 조세호 남창희는 극중 홍길동 탐정사무소 직원으로 등장해 뇌수술 후 홍해인(김지원)의 근황을 면밀하게 조사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코믹스러운 연출이 오히려 몰입감을 와해시켰다. 자신을 소개하는 대사들과 식비 처리 등 불필요한 장면들이 주인공들의 위기 전후로 담겼다. 박지은 작가의 전작 '별에서 온 그대' 세계관을 이어갔다지만 이 외에는 별다른 의미를 찾을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tvN 유튜브 계정에서 시청자들은 "억지 꽁트다" "없어도 될 이야기를 계속 끼워서 방영 시간만 늘린다" 등 일침을 가했다.

특별 출연이 작품에 도움이 되기 위해선 깔끔한 '치고 빠지기'가 필요하다. 웃음을 선사할 수 있으면서도 이야기에 훼방을 놓아선 안 된다. 드라마 간 세계관 공유가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으나 단순한 이벤트성 특별 출연이 작품 흥행에 크게 도움 된다고 보기엔 어렵다. 결국 제작진이 공들여야 하는 지점은 특별 출연 배우 섭외가 아닌 이야기의 완결성이다.

우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