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네스호(Loch Ness)의 괴물 ‘네시(Nessie)’를 찾기 위한 대규모 탐사가 다시, 현지 민간 ‘네스호탐사대’에 의해 시도됐다. 수백 명의 자원봉사대가 호수 권역별 수면현상을 관찰-촬영하는 한편, 열스캐너를 장착한 드론과 적외선카메라, 음파 탐지 수중 청음기 등이 동원됐다. 역시 성과는 없었고, 네시와의 숨바꼭질은 또 한 번 실패로 끝이 났다.
오지의 외로운 호수 네스호에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1933년 5월 2일 지역 신문 ‘인버네스 쿠리어’가 한 시민의 목격담을 소개한 뒤부터였다. 조지 스파이서(George Spicer) 부부는 4월 말 자동차로 호숫가를 드라이브하던 중 “미지의 거대한 동물이 호수 위를 구르듯 움직이다 수면 아래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았다고 주장했다. 그가 묘사한 괴물은 6,500만 년 전 멸종한 해양파충류 수장룡의 형상과 흡사했다. 런던 신문사 '데일리 메일'이 특파원을 파견했고, 유명 서커스단이 괴물 포획에 상금을 걸었다. 유사한 목격담도 잇달아 나왔다. 호사가들은 7세기 아일랜드 선교사(Saint Columba)가 물리쳤다는 수중 괴물의 기록까지 찾아내 이야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1960년대 이래 여러 대학과 연구소, 언론사 등이 전문 장비를 갖춘 탐사대를 파견했지만 끝내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다. 1934년 영국인 의사 로버트 케네스 윌슨(Robert Kenneth Wilson)이 촬영한 저 유명한 네시 사진 역시 장난감 잠수함 등으로 조작한 가짜로 1994년 판명 났다.
물론 숨바꼭질의 실패가 존재 부정의 확증일 순 없어서 누군가에게 그 실패는 네시의 신비를 또 한 번 환기하는 계기일 뿐이다. 그들은 1933년이 네스호 주변 도로가 완공돼 왕래가 상대적으로 빈번해진 시점이었고, 할리우드 흑백 영화 ‘킹콩’이 갓 개봉해 미지의 괴물에 대한 호기심이 증폭되던 시기였다는 사실을 들먹이는 걸 못마땅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