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가 자사 '더모아카드' 블랙컨슈머를 대상으로 칼을 빼들었다. 일부 고객들이 해외에 페이퍼컴퍼니까지 만들어 결제하면서 포인트를 부당한 방법으로 적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카드 측은 부당 지급된 포인트를 회수하는 등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최근 일부 더모아카드 고객들에게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올해 3월 31일까지 4개월 치 거래 내용에 대해 소명을 요청했다. 회사 측은 소명자료를 통해 적정 거래로 확인되지 않은 고객에 대해선 30일 자로 카드 이용을 정지시키고, 추후 이미 지급된 포인트를 회수하겠다고 안내했다.
2020년 11월 출시한 더모아카드는 5,000원 이상 결제하면 1,000원 미만 잔돈을 포인트로 지급하는 카드다. 5,999원을 결제하면 999원을 포인트로 받을 수 있고, 해외 가맹점에서 결제하면 포인트를 2배 적립해 준다. 다만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이 아닌 상품권이나 선불지급수단에 대해서는 포인트 적립이 불가능하도록 했다.
문제는 포인트 적립 한도가 없다는 점이었다. 약사 등 일부 소비자들이 물건을 구입하면서 5,999원씩 분할 결제하는 방식으로 999포인트를 대거 적립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게다가 일부 이용자들은 해외 가맹점에서 상품권을 구매할 경우 카드사가 어떤 물건을 구매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을 악용했다.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 결제한 상품은 비자나 마스터카드 등 해외 결제망을 통해 거래돼 상품권 가맹점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문화상품권을 5,999원에 판매하는 해외 페이퍼컴퍼니 쇼핑몰까지 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모아카드 이용자는 문화상품권 5,000원짜리를 5,999원에 구입하면서 포인트 1,998원을 얻고, 구입한 문화상품권은 수수료(약 300원)를 내고 현금화했다. 한 번 결제할 때마다 약 700원씩 벌었던 셈이다.
일부 이용자는 가족과 친척 명의로 카드를 발급하고 이를 반복해 매달 수백만 원의 포인트를 적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가 3년간 더모아카드로 입은 손실만 최소 1,000억 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정상 고객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해외 가맹점에서 5,999원을 결제했다 하더라도 실제 재화나 용역 구입에 쓴 것이라면 전혀 문제가 없다"며 "지나치게 비정상 의심 거래가 많은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소명을 요구했으며, 소명이 안 된 고객을 대상으로 포인트는 어떤 식으로 회수할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