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학생인권 대못 박는 정치적 퇴행"

입력
2024.04.29 11:30
"국민의힘, 여전히 국민 뜻 파악 못해 역행"
조국 "국힘, 학생인권-교권 두고 '갈라치기'"
李 "관련 입법 처리" 曺 "학교인권법" 법제화

서울시의회 등 일부 지방의회의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동시에 비판에 나섰다. 이들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학생인권조례 법제화를 예고했다.

이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는 학생인권에 대못을 박는 정치적 퇴행"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한 서울과 충남 지방의회 다수당이 모두 국민의힘이라는 점을 들어 "총선에서 국민들이 어떤 것을 지향하는지 많이 드러났다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여전히 국민의 뜻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역행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가 교권 추락의 원인이라는 주장에 대해 그는 "교권 문제는 공교육 붕괴에서 발생하는 것이지 학생인권과는 직접적 관계가 없고, 오히려 학생의 권리를 억눌러야 교권을 세울 수 있다는 발상이 매우 시대착오적"이라며 "학생과 교사를 편 가르고 교육마저 진영대결의 도구로 악용하려는 몰상식한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대표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학생인권과 교권이 충돌하거나 모순되도록 설계되면 안 되는데, 그런 식으로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며 "총선이 끝난 뒤 갈라치기를 통해 국민의힘의 정치적 입장을 강고히 하려는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일제히 '법제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 대표는 "학생인권과 교권은 상호 보완하며 함께 발전해야 하고, 정치가 할 일은 이 과정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학생과 교사 모두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관련 입법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조 대표도 "교사와 학생 인권 모두가 동시에 고양되고 신장돼야 하기 때문에, 두 개를 다 합하는 ‘학교인권법’ 같은 종합법률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