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 수습을 위한 국민의힘 '임시 지도부' 인선이 하세월이다. 이르면 29일 비상대책위원장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지만 누구도 총대를 메지 않으려는 미온적 기류가 여전하다. 차기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실무자' 역할에 그쳐야 하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29일 국회에서 세 번째 당선자 총회를 개최한다. 차기 비대위원장 지명 권한을 가진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비대위원장 인선을 포함한 당 현안을 보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원내대표는 앞서 비대위원장 추천 시기를 차기 원내대표 선출(5월 3일) 이전으로 못 박고 적임자를 물색해왔다. 당헌당규상 비대위원장 임명은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전국위는 사흘 전에 공고하는 만큼 29일 비대위원장 추천→5월 2일 전국위→3일 원내대표 선출의 수순을 밟는 것이 상식적이다.
다만 비대위원장 윤곽은 28일에도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중량감' 있는 후보로 주호영 조경태 의원(6선), 권영세 권성동 김기현 윤상현 나경원 조배숙 의원(5선) 등이 거론되지만 상당수는 이미 자리를 고사한 상태다. 조경태 의원이 25일 비대위원장직을 맡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윤 원내대표의 공식 제안은 받지 못한 상태다. 권영세 의원은 이날 본보 통화에서 "(비대위원장직) 요청 자체를 받은 일이 없다"고 말했다. 주호영 의원도 "제안 받은 바 없고, 할 생각도 없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이 비대위 성격을 이르면 6월 치러질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관리형'으로 규정하면서 예견된 결과다. 임기는 겨우 두 달가량에 불과하고, 당 수장으로서 행사할 권한도 마땅치 않다. 오히려 총선 패배 이후 현재 당원 100% 투표로 뽑는 당대표 선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봇물 터지면서 이를 원만하게 중재해야 하는 책임만 남았다.
다만 한 중진의원은 "(인선 작업이) 어느 정도 정리가 돼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마무리 단계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한다면 현재의 지도부 공백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새로 선출되는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인선의 키를 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