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만에 골맛을 본 황희찬(27·울버햄프턴)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대선배인 박지성의 기록을 뛰어넘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PL 3시즌 만에 통산 19골을 터뜨린 황희찬은 EPL에서 8시즌을 활약한 박지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황희찬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루턴 타운과의 2023~24시즌 EPL 35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선제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에 기여했다. '리그 11호 골'을 기록한 황희찬은 팬 투표(득표율 59.5%)로 결정되는 '맨 오브 더 매치(MOM)'에도 선정됐다.
황희찬은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전반 39분 마테우스 쿠냐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은 골문 앞에서 '접기' 기술로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선제골을 넣었다. 지난해 12월 브랜트퍼드전 이후 4개월 만에 터진 리그 11호 골이다. 직전 경기인 본머스전(0-1 패)에서의 헤더골이 동료의 불필요한 파울로 취소됐던 아쉬움을 털어냈다.
황희찬은 올 1월 아시안컵 차출로 인해 리그 경기를 뛰지 못했다. 3월 팀에 합류했으나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이상 결장했다. 결국 그는 4개월 만의 득점이자 올해 첫 골을 기록했고, 지난 13일 노팅엄 포레스트전에 부상 복귀한 이후 4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황희찬은 2개의 유효슈팅과 키패스 1회를 기록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은 황희찬에게 평점 7.4점으로 높은 점수를 줬고, 소파스코어닷컴도 평점 6.8점을 부여했다.
황희찬은 이번 골로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는 지난 2021~22시즌 EPL에 데뷔해 통산 19골을 넣었는데, 이는 2005년부터 2013년까지 8시즌 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퀸스파크 레인저스에서 뛴 박지성의 골 기록과 같다. 한국 선수로 EPL 최다 득점자는 118골(28일 기준)을 넣은 손흥민(토트넘)이다.
황희찬이 1골만 더 추가하면 박지성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 여정이 험난하다. 울버햄프턴은 맨체스터 시티(5월 5일), 크리스털 팰리스(5월 11일), 리버풀(5월 20일) 등 까다로운 팀들과 올 시즌 3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울버햄프턴은 7경기 만에 승리를 챙기며 10위(승점 46)에 자리했다. 게리 오닐 울버햄프턴 감독은 "황희찬은 오늘 평소보다 에너지가 넘쳤고, 수비 뒤 공간으로 계속 질주했다"며 "골을 넣어야 할 9번 공격수 역할은 정말 중요하다. 오늘 황희찬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런 골을 넣지 못했을 것"이라고 황희찬을 극찬했다. 이어 "최고의 공격수를 갖고 있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