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운 공수처장 후보자 "채 상병 사건, 법과 원칙 따라 수사"

입력
2024.04.2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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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 준비단 첫 출근 
"수사능력 탁월한 차장 선임"

오동운(55·사법연수원 27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자가 28일 '채 상병 사건 수사'와 관련해 "법과 원칙에 따라 성실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오 후보자는 이날 오전 10시쯤 경기 과천시 한 오피스텔에 마련된 공수처장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첫 출근했다. 그는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처장이 되면 공수처가 독립수사기관으로서 제자리를 잡고, 또 효능감 있는 조직이 되도록 열심히 매진하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공수처가 수사 중인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에 대한 수사 계획을 묻는 질문엔, "보고를 받지 못했다"면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성실하게 수사에 임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채 상병 특검법' 발의 움직임에 관해선 "정치권에서 할 일에 대해선 그 배경과 (향후)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오 후보자는 판사 출신이라 수사 경험이 없다는 우려도 일축했다. 그는 "수사만 하는 것도 아니고 공소유지도 해야 한다"면서 "형사재판을 오래했으므로 능력의 100%를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능한 수사 능력을 가진 차장을 선임할 예정"이라며 "저와 호흡이 잘 맞고 조직 융화적이면서도 수사 능력이 탁월한 분을 지명하겠다"고 예고했다. 아직 차장 후보는 구체적으로 검토하진 않았다고 한다. 공수처 출범 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미흡한 수사력을 제고하기 위해 '2인자' 격인 차장에 검사 출신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공수처 차장은 처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오 후보자는 여권이 추천한 인사라 수사 독립성을 걱정하는 시각에도 "국회 추천위원회에서 추천됐고, 오랜 시간을 거쳐 지명됐다"며 "여권 추천 여부에 상관없이 독립수사 기관의 수장으로서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공수처의 수사 속도 지연과 인력 유출 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에는 "작은 조직으로 굉장히 힘들게 수사하는 것 같다"면서 "개선 방향을 국회에 말씀드리고, 현재 조직으로 가장 유능하게 일을 해낼 수 있는 처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앞서 26일 2대 공수처장 후보자로 지명된 오 후보자는 부산 낙동고와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후 19년간 판사로 일했다. 2017년 2월부터는 법무법인 금성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그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단과의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청문회 준비에 들어간다. 국회는 관련 법에 따라 인사청문요청안 접수 20일 안에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강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