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장애 환자는 일반인보다 자살할 위험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시각 장애는 선천적 이상이나 후천적 눈 질환으로 인해 의학·광학적 방법으로 개선할 수 없는 시력·시 기능 장애를 말한다.
기존에도 시각 장애 정도가 심할수록 자살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고, 실제 자살 시도로 이어지는 위험도가 높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가 보고돼 왔다. 다만 앞선 연구들의 경우 규모와 일관성에 차이가 있어, 위험도를 정확히 평가하기 어려웠다.
김영국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팀은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문헌 검색을 통해 2024년 2월 이전까지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30건의 코호트 연구 결과를 종합해 총 374만3,668명의 표본을 확보했다.
이후 메타 분석으로 시각 장애가 잠재적으로 자살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분석했다. 자살 위험성은 자살 시도와 자살 사망을 포함하는 ‘자살 행동’을 뜻한다.
연구 결과, 시각 장애를 가진 환자들은 정상군과 비교했을 때 자살 위험이 2.5배 높았다. 연령대 별로는 시각 장애가 있는 청소년의 자살 위험이 10배 정도로 가장 높았다. 65세 이상 고령 환자도 자살 위험이 6.7배 높았다.
연구팀은 청소년 시각 장애군이 생리적·심리적 변화가 시작되고 새로운 기술 습득과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시기에 불안·긴장·고통 등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했다.
김영국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시각 장애가 환자에게 상당한 심리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됐다”며 “안과 전문의는 책임감을 가지고 저(低)시력 상태에 있는 환자, 특히 청소년층의 스트레스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자살 위험이 높으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혹은 사회복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가 필요하며, 가족과 주변인들의 적극적인 관심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가 발생하는 ‘JAMA 네트워크 오픈’ 최신 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