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항소심 3개월 만에 재개

입력
2024.04.25 18:39
재판부 변경... 증인신문 후 변론종결
'김건희 계좌' 의혹 당사자 변론 분리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항소심 재판이 3개월 만에 재개됐다. 재판부는 증인신문과 최후변론 등 두 차례 공판기일을 더 열고 재판을 매듭 짓겠다고 밝혔다. 야당을 중심으로 도이치모터스 사건 김 여사 특검법 주장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은 항소심 재판 경과를 살피며 김 여사 관련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권순형)는 25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열고 공판갱신절차를 진행했다. 이날 공판은 올해 2월 법관 정기 인사로 재판장이 변동된 뒤 열린 첫 공판이었다. 3월에 공판이 예정돼 있었으나 권 전 회장 측이 공판갱신절차와 쟁점 설명에 필요한 시간을 달라고 요청해 기일이 한 차례 미뤄져 이날 열렸다.

남은 절차의 핵심은 주가조작 작전의 이른바 '주포'(작전세력)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김모씨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다. 재판부는 "다음달 16일 김씨 등 증인신문을 하고 최종 변론은 그 다음 기일에 마무리할 수 있다면 그렇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피고인 중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른바 '주가조작 선수' 이모씨의 변론은 분리하기로 했다. 이씨 측은 최근 발생한 심정지 후유증으로 정상적인 판단이 어렵다면서 향후 6개월간 재판 출석이 어렵다는 의사를 전했다.

권 전 회장 등은 2009년 12월부터 3년간 91명 명의의 157개 계좌를 동원해 2,000원대였던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8,000원대까지 끌어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권 전 회장 등이 3년여 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포괄일죄(여러 기간에 일어난 범죄 행위를 하나의 사건으로 보는 것)로 판단해 재판에 넘겼지만, 1심 재판부는 2010년 10월 20일 이전 시세조종 행위는 처벌하지 않았다. '주포'가 이씨에서 김씨로 바뀌어 범행 성격이 바뀌었다는 이유였다. 1심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주가 조작에 사용된 계좌 중 3개가 김 여사 명의로 돼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 사건 항소심의 경과 및 결과에 정치권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검찰은 2021년 12월 권 전 회장을 기소하면서 김 여사에 대한 서면조사만 진행하고 처분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항소심 피고인들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부인 취지나 입증하려는 내용의 증거 관계를 살펴보면서 도이치모터스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 김 여사의 이 사건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특검법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검찰은 항소심 결과로 확정될 주가조작 사건의 사실관계를 토대로 김 여사의 가담 여부 등에 대한 처분을 내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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