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을 주고받으며 승진 인사에 관여하거나 수사 편의를 봐준 전현직 경찰관과 검찰수사관, 브로커 등이 무더기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 7단독 김소연 부장판사는 25일 제3자 뇌물취득 교부혐의로 기소된 퇴직 경감 출신 브로커 이모(66)씨에게 징역 3년(추징금 1,000만 원), 브로커 성모(63)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브로커를 통해 승진 인사를 청탁한 현직 경찰관 5명과 전직 경찰관 2명, 사업가 안모(49)씨 등 8명에겐 징역 1년을 선고하거나 징역 6개월~1년의 집행을 1~2년간 유예하고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브로커 이씨와 성씨는 2021년 현직 경찰관 5명으로부터 총 1억1,500만 원을 받고 당시 전남경찰청장에게 승진 인사를 청탁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직 경찰관 2명과 안씨는 승진 청탁자들에게 뇌물을 받아 브로커에 전달하는 중간 전달책 역할을 맡았다. 이들은 경찰 직위를 두고 시장에서 물건을 팔 듯 ‘경감 1,500만 원, 경정 3,000만 원’이란 액수까지 매기며 ‘매관매직’을 일삼았다. 실제 승진 대상자 후순위였던 피고인들은 지휘권자 추천에서 만점을 받아 정당한 후보자들을 제치고 승진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은 승진 명목의 뇌물을 주고도 별다른 죄의식을 갖지 않고 관행으로 생각했다”며 “경찰 공무원 승진 제도의 사회적 신뢰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광주지법 형사6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도 이날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광주지검 목포지청 소속 6급 수사관 심모(56)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1,343만 원을 명했다. 심씨는 성씨로부터 1,300만 원 상당의 골프 접대와 식사, 금품 등 향응을 제공받고 검찰이 수사 중인 가상자산 사기 사건 피의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발부 사실을 사전 유출하거나 그의 진술서 작성을 돕는 등 법률 자문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 가운데 최고위직인 광주경찰청장 김모(58) 치안감, 박모(55) 경감에 대한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다. 이들 역시 성씨를 통한 승진 인사 청탁과 함께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