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의 마지막 관문으로 꼽히는 미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에 대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은은 아시아나 채권단 대표로, 양사의 합병 과정을 사실상 지휘해 왔다.
강 회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인근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미국의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승인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일각의 전망 관련 질문에 "그간 미국이 유럽연합(EU)과 거의 같은 입장을 취해 온 점을 감안하면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양사 합병에 가장 까다로운 잣대를 내세웠던 EU 집행위원회가 지난 2월 합병을 사실상 승인한 만큼 미국 당국 역시 승인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의미다. 강 회장은 "결과적으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는 2, 3년 안에 마무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양사 합병 후 대한항공의 인기 노선 독점에 따른 항공권 가격 상승 등 소비자 불이익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오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선을 줄이지 말라는 게 유럽과 미국 등이 내건 조건"이라며 "아시아나가 운항 중인 노선에는 에어프레미아, 티웨이항공 등이 투입되기 때문에 전체 한국 출도착 노선 수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아시아나 마일리지의 가치가 평가절하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윤석열 대통령도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하지 않았나"라며 "불이익이 없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강 회장은 이날 'KDB 넥스트라운드 인 실리콘밸리' 행사 참석차 실리콘밸리를 찾았다. 넥스트라운드는 2016년 출범한 산업은행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산업은행은 한국 대표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올해 한국 스타트업에 1조6,000억 원 이상의 직간접적 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또 "산업은행 실리콘밸리 법인도 증자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산은은 2021년 1억 달러(약 1,300억 원)를 출자해 벤처 투자 업무를 수행하는 실리콘밸리 법인을 세웠는데, 올해부터는 자본금을 키워 투자 규모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