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전력이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정전이 발생해 한때 오염수(일본명 '처리수') 방류를 한때 중단했다가 재개했다고 일본 공영방송 NHK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같은 날 원전 내에서 굴착 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부상을 입고 이송되기도 했다. 이날은 마침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안전성 조사가 예정된 날이었다.
NHK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3분쯤 원전 내 설비에 전기를 공급하는 계통 일부에 정전이 발생해 가동이 중단됐다. 앞서 지난 19일부터 5차 오염수 해양 방류를 진행했는데, 이날 사고로 방류도 일시 중단됐다. 도쿄전력은 "이날 정오쯤 처리수 희석·방류 설비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오후 5시 15분쯤 오염수 방류를 재개했다.
다만 원전 1~3호기 원자로 급수설비와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냉각 설비는 정전 영향을 받지 않아 계속 운전 중이다. 도쿄전력은 원전 주변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계측기 수치에서도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정전의 원인은 원전 부지 내 굴착 작업 도중 전원 케이블이 손상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후쿠시마 지역방송인 테레비유후쿠시마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굴착 작업을 하던 한 협력업체 작업자가 오른쪽 팔에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도쿄전력은 "작업자가 굴착하던 현장은 전원 케이블 근처로, 작업 중 케이블을 손상시킨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IAEA는 지난 23일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한 제2차 안전성 검증 조사를 시작했다. 26일까지 일본에 머무르며 점검할 계획으로, 이날은 애초 IAEA 조사단이 원전에 들어가 작업과 설비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할 예정이었다.
도쿄전력이 지난해 8월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이후 방류가 중단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도쿄전력은 앞서 지난달 15일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하자 절차에 따라 오염수 해양 방류를 중단했다가 같은 날 재개한 바 있다.
도쿄전력은 지난해 8월 첫 해양 방류를 시작해 지난달까지 네 차례에 걸쳐 3만1,145톤의 오염수를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에 방류했다. 지난 19일 5차 방류를 개시했고, 내년 3월까지 일곱 차례로 나눠 오염수 약 5만4,600톤을 앞바다에 내보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