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 연체율이 4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규 연체채권 규모가 커지면서 연체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은행권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2월 말 국내 은행의 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율이 0.51%를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전월 말(0.45%)에 비해 0.06%포인트 올랐고, 전년 동월 말(0.36%)과 비교하면 0.15%포인트 올랐다. 2019년 5월(0.5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월 중 신규연체 발생액은 2조9,000억 원으로 신규연체율은 0.13%였다. 신규연체율은 지난해 2월 0.09%에서 10월 0.11%, 1, 2월 0.13%로 조금씩 오르는 추세다.
기업대출에서는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특히 높다. 2월 기업대출 전체 연체율은 0.59%로 전년 동월 말 대비 0.2%포인트 올랐는데, 이 중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0.7%로 같은 기간 0.23%포인트 올랐다. 중소기업대출 중에서도 중소법인 연체율은 0.76%, 개인사업자대출은 0.61%를 기록해 모두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이상 올랐다.
가계대출은 기업대출에 비해 안정적인 상태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42%로 전월 말 대비 0.04%포인트, 전년 동월 말 대비 0.1%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7%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는데, 그 외 신용대출 등 연체율은 0.84%로 1년 새 0.2%포인트 올랐다.
은행 연체율은 금리 인상 직후인 2022년 하반기부터 상승세다. 최근 들어 신규연체율이 다소 높아지긴 했지만 금감원은 여전히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이전 10년 평균 연체율(0.78%)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국내 은행 손실흡수능력이 당시에 비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지난해 말 국내 은행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14%로 2017년 말(93.6%)이나 2019년 말(112.1%)에 비해 두 배 수준이다.